2014.06.14 08:53

감나무 같은 사람

조회 수 2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늘 만난 사람
일상에서 자주 만나지 않던 사람
그 사람이 나더러 감나무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감나무는 아무데서나 자랄 수 있는
감은 씹어야 가만히 울어 나는 단 맛
땡감도 잘근 잘근 씹으면 달작 지근하다
낫선 사람이라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속을 다 뒤집어도 괜찮은 사람
선뜩 자기 자신을 내어 주는
겨울 볕에 하나 매달린 감 같은
겨울을 지나는 객이 먹이가 되라는
까치도 먹고 참새도 먹고
눈서리 맞으며 시린 시간을 견디는 것이라고 하는.
봄철에 감꽃이 떨어지면 감꽃으로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고 하나씩 따먹는 시절도 있었지.
감은 푸근한 우리 큰어머니
이웃집 인심 좋은 아줌마 같은
비 오는 날 우산을 같이 쓰자고 하는 동행 같은 것
설명을 듣고 나니 어깨가 무거워 진다
등에 짐 하나 지고 다니는 것 같아
어찌 그리 살라고 하시나
훌훌 털어 버리고 가볍게 느리게 살고 싶은데
어깨에 멘 감나무 하나
무게로 오면 어찌 해야 하나
햇살 한줌 테불 위를 건너 간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 빗방울 물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25 97
64 꽃잎이 흘러갑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5.02 115
63 4월, 꽃지랄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5.09 117
62 삽화가 있는 곳 2 김사빈 2023.05.14 133
61 보훈 정책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5.16 119
60 나목의 가지 끝,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5.23 252
59 각자도생(各自圖生)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01 117
58 홀로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06 175
57 울타리가 머리를 깎았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14 133
56 5월 들길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6.20 169
55 시간 길들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28 123
54 버리기도 기술입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06 149
53 섞여 화단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12 157
52 주름살 영광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19 111
51 사람 잡는 폭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25 131
50 ‘더’와 ‘덜’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01 134
49 죄를 보았다. 그러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08 184
48 위, 아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15 242
47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200
46 천기누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9 214
Board Pagination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