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1 13:10

나를 먼저 보내며

조회 수 21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를 먼저 보내며/강민경

 

 

       사철 구분 뚜렷함 없이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떨어져 눕는

       하와이, 나뭇잎들도

       옷 갈아입을 때는 안다

 

       그들에게도 겨울은 온다고

       노란 나뭇잎 떨어뜨려

       사람들이, 저를 밟고 걷는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똑같은 소리로

       한국의 단풍 길을 연상케 한다

 

        내가

       어머니 곁에 있겠다고 고집부릴 때

       나를 먼저 보내며 곧 따라오시겠다

       달래시고 하염없이 손 흔들어

       길을 터 주신 그분과 같이

       나무도

       제 살점을 그렇게 떨구어 내겠지!

       가을이면 새로 올 생명을 위해

       먼저 보내고 뒤따르며 감내한

       벗어버릴 수 없는 희생은

 

       허무하고 서운하고 슬픈

       운행(運行) 같지만

       지구의 행복은 더욱, 빛나고

       거룩한 삶인 것이 분명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49 입동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2.13 227
748 그만큼만 작은나무 2019.05.15 227
747 상현달 강민경 2017.11.20 227
746 엉뚱한 가족 강민경 2014.11.16 226
745 물에 길을 묻다 강민경 2016.10.20 226
744 밤비 하늘호수 2016.06.10 226
743 어머니의 소망 채영선 2017.05.11 226
742 듣고 보니 갠찮다 강민경 2019.04.10 226
741 밑줄 짝 긋고 강민경 2019.08.17 226
740 남은 길 1 헤속목 2022.01.26 226
739 불꽃 나무 강민경 2015.12.26 225
738 가을 퇴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19 225
737 정용진 시인의 한시 정용진 2019.05.17 225
736 봄 배웅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0 225
735 입춘(立春) 하늘호수 2017.02.15 224
734 낯 선 승객 박성춘 2015.06.15 223
733 옥양목과 어머니 / 김 원 각 泌縡 2020.05.09 223
732 그늘의 탈출 강민경 2014.10.04 222
731 미리준비하지 않으면 강민경 2016.01.26 222
730 들꽃 선생님 하늘호수 2016.09.07 222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