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23 16:04

햇빛 꽃피웠다 봐라

조회 수 12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햇빛 꽃 피웠다 봐라/강민경

 

 

산등성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구릉을 차고 오르는 햇살 닮은 나뭇잎

반짝이는 얼굴이 맑고 환한데

골짜기가 깊을수록 그늘도 짙어서

양지와 음지의 뚜렷함을 드러낸다

 

응달진 나뭇잎 사이사이를 비추는

햇빛, 가슴과 가슴을 포개고

뜨끈뜨끈 스텝을 고른다

 

아래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햇빛을 풀어 피운

햇빛 꽃 보라는 그이의 손끝을 따라가

오글오글 모여 나풀나풀 춤을 추는

나뭇잎 산등성에 환한 미소가 어찌나 귀한지

눈이 부시다  

 

시의 씨앗을 고르느라

뼈를 세우느라 끙끙대는 나더러

꽃이 되자며 바람 가르는

새처럼 너울너울 내 곁 지켜 날아온

그이와

내 눈 안으로 파닥파닥 일어서는

나뭇잎과 햇빛에 안겨 꽃봉 터트린

햇빛 꽃 나,

그이의 손끝을 보고

웃는 환한 얼굴은 영락없이 햇볕이 피운

햇빛 꽃이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65 외눈박이 해와 달/강민경 강민경 2019.04.01 73
964 누가 너더러 1 file 유진왕 2021.08.15 73
963 그저 경외로울 뿐 1 file 유진왕 2021.07.17 74
962 먼저 와 있네 1 유진왕 2021.07.21 74
961 낙엽의 은혜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27 75
960 산그늘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7.01 75
959 아침을 깨우는 것은 햇빛이 아니라 바람입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8.31 76
958 몰라서 좋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16 78
957 밀당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3.20 78
956 눈 꽃, 사람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9 79
955 별천지(別天地)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5.11 79
954 운명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25 80
953 함께하고 싶다! / 泌縡 김원각 泌縡 2019.12.20 80
952 그래도 그기 최고다 1 유진왕 2021.08.05 80
951 콜퍼스 크리스티 1 유진왕 2021.08.10 80
950 개 목줄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07 80
949 껍질 깨던 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4 82
948 12월 강민경 2018.12.14 82
947 막힌 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4.14 82
946 두루미(鶴)의 구애(求愛) / 김원각 泌縡 2020.10.10 8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