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 없는 감옥이다/강민경
아무도
나를
감기라는 죄목을 씌워
감옥 속에 가둔 일 없는데
보이지 않는 이 창살은 어찌해서
내 자유를 구속하는가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애쓰는 딸 보다 앞서는
나 자신의 두려움
아기에게, 어미에게
감기 옮겨 줄까 봐 지은 죄 없이 조심스러워
가까이 갈 수 없는 지척이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감옥이라는 언어만으로도
경계의 눈초리
맵고 싸늘해야 맞는데
스스로 움츠리는 나를
위로하는
우렁찬 갓난아기의 울음소리
그랬다
이만큼 떨어져 있어도
지척에서 너를 보는 듯
감기님을 내 보내느라
온 힘 쏟아 감옥을 걷어낸다
시
2014.05.05 06:00
창살 없는 감옥이다
조회 수 289 추천 수 0 댓글 0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128 | 시 | 독감정국 | 하늘호수 | 2017.01.16 | 287 |
| 127 | 시 | 이국의 추석 달 | 하늘호수 | 2017.10.07 | 287 |
| 126 | 시 | 언덕 위에 두 나무 | 강민경 | 2015.01.25 | 288 |
| 125 | 시 | 한 점 바람 | 강민경 | 2015.09.25 | 288 |
| 124 | 시 | 물의 식욕 | 성백군 | 2013.11.03 | 289 |
| » | 시 | 창살 없는 감옥이다 | 강민경 | 2014.05.05 | 289 |
| 122 | 시 | 담쟁이에 길을 묻다 | 성백군 | 2014.12.30 | 289 |
| 121 | 시 | 빈말이지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1.05 | 289 |
| 120 | 시 | 길 위의 샤워트리 낙화 | 하늘호수 | 2015.08.30 | 290 |
| 119 | 시 | 가을의 승화(昇華) | 강민경 | 2013.11.02 | 291 |
| 118 | 시 |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 2014.01.17 | 291 |
| 117 | 시 | 구름의 속성 | 강민경 | 2017.04.13 | 291 |
| 116 | 시 |
엉덩이 뾰두라지 난다는데
1 
|
유진왕 | 2021.07.18 | 291 |
| 115 | 시 | 그 살과 피 | 채영선 | 2017.10.10 | 292 |
| 114 | 시 |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 하늘호수 | 2016.10.20 | 294 |
| 113 | 시 |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 차신재 | 2015.10.07 | 294 |
| 112 | 시 | 삶의 각도가 | 강민경 | 2016.06.12 | 295 |
| 111 | 시 | 가을비 | 하늘호수 | 2017.10.22 | 295 |
| 110 | 시 | 손안의 세상 | 성백군 | 2014.05.23 | 296 |
| 109 | 시 | 감나무 같은 사람 | 김사빈 | 2014.06.14 | 29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