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5 08:48

바다를 보는데

조회 수 20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46 잘 박힌 못 성백군 2014.04.03 336
945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강민경 2014.04.11 243
944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317
943 난산 강민경 2014.04.17 316
942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295
941 부활 성백군 2014.04.23 264
940 반쪽 사과 강민경 2014.04.27 339
939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86
938 세월호 사건 개요 성백군 2014.05.12 452
937 백화 savinakim 2014.05.13 303
936 어머니의 향기 강민경 2014.05.13 235
935 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2014.05.19 464
934 손안의 세상 성백군 2014.05.23 296
»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2014.05.25 208
932 6월의 창 강민경 2014.06.08 261
931 오월의 아카사아 성백군 2014.06.08 324
930 감나무 같은 사람 김사빈 2014.06.14 296
929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73
928 오디 상자 앞에서 강민경 2014.06.15 409
927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4.06.22 43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