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3 17:18

초록의 기억으로

조회 수 20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초록의 기억으로/강민경

 

 

창문 밖

마주 보이는 바위산 다이아몬드 헤드가

범람하는 햇빛과 씨름 중이다

한 달만 가물어도

초록은 온데간데없으니  

누굴 탓할 것인가, 다 제 몸이 척박한 것을

품 안의 숨넘어가는 초록들 붙잡고, 헉헉

밭은 숨 몰아 갈증을 토해내며 그럴수록

등 허리 고추 세우니

산등성 산마루가

용쓰듯 꿈틀거린다

요즘 세상에 개천에서 용 안 난다고 하지만

저 다이아몬드 헤드 바위산은 그럴 수는 없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용이 된 듯

비를 부른다                           

샛바람을 불러들인다                  

풀뿌리 찾아 길게 산그늘 드리우며 

골짜기를 더듬는다                 

비가 올 때까지 햇빛과 다투며    

희망을 내려놓지 않는다           

초록의 기억으로 환생한다         

살아만 있으면 기회가 온다고

생을 포기하지 않는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9 감나무 같은 사람 김사빈 2014.06.14 296
108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강민경 2015.06.08 296
107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297
106 오월-임보 오연희 2016.05.01 298
105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300
104 얌체 기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2 301
103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하늘호수 2016.05.22 301
102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2.04 302
101 백화 savinakim 2014.05.13 303
100 유튜브 박영숙영의 영상시 박영숙영 2020.01.10 303
99 별천지 하늘호수 2017.12.12 304
98 나뭇잎 자서전 하늘호수 2015.11.24 306
97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이일영 2013.12.26 307
96 구로 재래시장 골목길에/강민경 강민경 2018.08.02 307
95 - 술나라 김우영 2013.10.22 308
94 얼룩의 소리 강민경 2014.11.10 308
93 엄마는 양파 강민경 2019.11.06 309
92 2 하늘호수 2016.09.17 310
91 나의 변론 강민경 2018.02.13 310
90 그가 남긴 참말은 강민경 2013.10.11 313
Board Pagination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