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만삭이다
곧 출산을 앞둔 밤송이
벌어진 자궁 사이로
알밤 셋, 세쌍둥이다
평생
농사를 짓느라고 진(津) 빠진 잎사귀들
제 몸이 구멍 숭숭 뚫린 줄도 모르고
드디어 심 봤다며
산모의 곁에서 가을바람 쥐고 흔든다.
어~,
조금만 조금만 더!
힘쓸수록 나온다
나오라 해놓고 떨어져 잃을까 봐
안달하는 밤송이
뚝, 알밤 한 알 떨어진다
산골짜기를 흔드는 천둥소리에
선잠 깬 다람쥐 느긋하게
하품 한번 하고 돌아눕는다.
아직 두 알 더 남았다고
시
2013.11.03 15:49
밤송이 산실(産室)
조회 수 254 추천 수 0 댓글 0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986 | 시 | 적토(積土)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7.09 | 4 |
| 985 | 시 | 가지 끝 나뭇잎 하나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7.02 | 21 |
| 984 | 시 | 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6.25 | 23 |
| 983 | 시 | 나뭇잎 파동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6.18 | 26 |
| 982 | 시 | 꽃가루 알레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6.11 | 27 |
| 981 | 시 | 신록의 축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6.04 | 37 |
| 980 | 시 | 호수 위에 뜨는 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28 | 58 |
| 979 | 시 | 그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22 | 43 |
| 978 | 시 | 꽃은 다 사랑이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14 | 51 |
| 977 | 시 | 개 목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07 | 80 |
| 976 | 시 | 홍시-2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30 | 161 |
| 975 | 시 | 자질한 풀꽃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23 | 247 |
| 974 | 시 | 빈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16 | 123 |
| 973 | 시 | 기성복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09 | 130 |
| 972 | 시 | 4월에 지는 꽃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02 | 101 |
| 971 | 시 | 날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26 | 85 |
| 970 | 시 | 밀당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20 | 79 |
| 969 | 시 | 꽃들의 봄 마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12 | 95 |
| 968 | 시 | 정월 대보름 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05 | 66 |
| 967 | 시 | 낙엽의 은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27 | 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