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7 15:34

담 안의 사과

조회 수 281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포스터시*
동네 길을 지나노라면
집집의 담장 안에 열린
오랜지, 레몬 같은 과일이 늘 풍성하다

그중에 초록 잎 사이사이 들추고
반짝이는 빨간 얼굴의 사과
특유의 싱그러운 향은 저절로
군침이 돌게 한다, 내 것이었다면
딴생각 없이 쓱쓱 옷깃에 문질러
한 입 베어 먹었을 텐데
담이 금을 그어 놓고
서로 움츠리게 한다

새삼스럽게
네 것 내 것 없이 나눠 먹던 시절의
이웃이 그립다
벽 한 칸 사이를 두고 살며, 누가 누군지
외면하고 사는 현실이 암울하게 다가온다

서로서로 존중하고, 위로해 주는
정 넘치는 세상이 언제였는지!
그날이 다시 오기를 기다리는 내 생각을 아는지!
저 사과 부끄러움 타는지
내 마음 더욱 붉다.



*포스터시: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인접해 있는 “시” 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6 대가업 골목상권 하늘호수 2015.09.15 148
365 당신이 나를 안다고요/강민경 강민경 2015.03.26 315
364 당신의 소신대로 강민경 2015.03.15 245
363 당신의 당신이기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2 105
362 당신은 시를 쓰십시오-김영문 file 오연희 2016.02.05 355
361 당신은 내 심장이잖아 강민경 2015.08.29 236
360 당신은 내 밥이야 강민경 2019.11.19 204
359 당신은 나의 꽃/강민경 강민경 2018.11.30 233
358 당신과 약속한 장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03 94
357 당뇨병 강민경 2016.05.12 115
356 담쟁이의 겨울 강민경 2016.02.08 141
355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87
354 담쟁이 그녀/강민경 강민경 2018.09.10 124
»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281
352 닭들은 식물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8.30 96
351 닭 울음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02 178
350 달빛 사랑 하늘호수 2016.01.20 128
349 달, 그리고 부부 하늘호수 2016.10.02 244
348 단풍잎 예찬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15 228
347 단풍잎 꼬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1 151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