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얼굴이 화끈거린다
레이저로
까만 점을 지우고 검버섯을 긁은 자국에
열꽃이 피었다
어언 70년을 살아온
삶의 흔적인
겉으로 당하고 속으로 삭인 얼룩을
돈 몇 푼 주고 지우려 했다고
피부가 성질을 내고 있다
아리고, 쑤시고,
상처 자국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지만
나 챙겨주려는 아내의 성화가 고마워서
평생 화장품 하나 사주지 못한 내 무심함이 미안해서
생전 처음 가보는 미용실에서
남의 여자의 손에 단단히 꼬집혔다
마치, 벌이라도 받는 것처럼
그동안
미워하고 욕하고 비난하고 억지 쓰며 싸운
허물과 죄들이
지워지느라 다닥다닥 딱지가 붙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좋아하며 깨끗해지기를 기대하는
환하게 웃는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621 - 08142014
시
2014.09.11 18:56
얼룩의 초상(肖像)
조회 수 204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86 | 시 | 연리지(連理枝 ) 사랑 1 | 박영숙영 | 2021.03.03 | 128 |
285 | 시 | 하나 됨 2 | young kim | 2021.03.10 | 128 |
284 | 시 | 우듬지 나뭇잎처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4.14 | 128 |
283 | 시 | 절제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2.03.24 | 128 |
282 | 시 |
가을의 길목
![]() |
유진왕 | 2022.09.29 | 127 |
281 | 시 | 여기에도 세상이 | 강민경 | 2015.10.13 | 127 |
280 | 시 | 비와의 대화 | 강민경 | 2018.04.08 | 127 |
279 | 시 | 풀잎의 연가 | 강민경 | 2019.01.18 | 127 |
278 | 시 | 봄/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9.04.04 | 127 |
277 | 시 | 하나에 대한 정의 | 강민경 | 2019.07.26 | 127 |
276 | 시 | 일상에 행복 | 강민경 | 2019.11.09 | 127 |
275 | 시 | 연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2.23 | 127 |
274 | 시 | 늦가을 잎 , 바람과 춤을 | 강민경 | 2019.10.25 | 126 |
273 | 시 | 바다는, 생욕이지만 사람들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1.01 | 126 |
272 | 시 | 망할 놈의 성질머리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2.01.25 | 126 |
271 | 시 | 글쟁이 3 | 유진왕 | 2021.08.04 | 126 |
270 | 시 | 어둠에 감사를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11.23 | 126 |
269 | 시 | 거룩한 부자 | 하늘호수 | 2016.02.08 | 125 |
268 | 시 | 풋내 왕성한 4월 | 강민경 | 2017.04.06 | 125 |
267 | 시 | 문학-갈잎의 노래 | 하늘호수 | 2020.03.17 | 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