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30 17:19

바퀴벌레 자살하다

조회 수 15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퀴벌레 자살하다 / 성백군

 

 

죽었다

아침에 보니

식탁 위 물그릇에 담가놓은 꿀단지 앞에서

바퀴벌레 한 마리 자살했다

우리도

단것만 좋아하다 보면

저리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 법

누가 밀어 넣은 게 아니다

밤새도록 단지 뚜껑을 핥으며 애쓰다가

()이 넘쳐서 스스로 뛰어든 것일 게다

 

단것이 꿀뿐이겠는가

부도, 명예도, 권세도, 기호도, 무엇이든

욕심이 과한 자에게는 다 단것이 되는 것을

자살한 것은 바퀴벌레만이 아니다

체면과 도덕과 윤리와 양심을 잃어버린

사람들 안에 있는 또 다른 사람

나에게는 없는가?

바퀴벌레, 그 주검이 징그럽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9 시간은 내 연인 강민경 2014.09.14 194
328 시간의 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4.07 133
327 시간의 탄생은 나 강민경 2015.07.09 110
326 시끄러운 마음 소리 강민경 2016.10.28 261
325 시와 시인 강민경 2016.12.06 201
324 시월애가(愛歌) 윤혜석 2013.11.01 152
323 시작(始作 혹은 詩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27 126
322 신(神)의 마음 작은나무 2019.03.29 206
321 신경초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8.24 86
320 신록의 축제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04 38
319 신선이 따로 있나 1 유진왕 2021.07.21 216
318 심야 통성기도 하늘호수 2017.09.28 176
317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2014.02.25 241
316 싱크대 안 그리마 / 성백군 new 하늘호수 2024.07.30 1
315 아!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 김원각 泌縡 2021.01.01 157
314 아! 그대의 미소가 빠졌네요 – 김원각 泌縡 2020.08.23 228
313 아! 그리운 어머니! - 김원각 泌縡 2020.11.11 119
312 아! 내가 빠졌다고 / 김원각 泌縡 2020.08.31 83
311 아기 예수 나심/박두진 file 오연희 2016.12.23 372
310 아내여, 흔들지 말아요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12 177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