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3 12:52

잘 박힌 못

조회 수 3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잘 박힌 못 / 성백군
                                                                  


거울을 앞에 두고
내 머리를 깎는 아내
가위질 따라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다간
당신 입 삐뚤어진다.’ 하였더니
‘입뿐만 아니라
몸까지 뒤틀린다’고 투덜대며
다음부터는 이발소에 가란다

(잘 박힌 못
헐거워졌다는 신호인데
눈치 없이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전속이발사 잃게 되는 것 아닐까?)

노루발 사다 주면
당신 못 빼내고 새 못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였더니
사십 년 동안 닳아
못대가리 없는 밋밋한 얼굴이 웃는다

서로 박혀서
함께 웃는 주름진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583 – 03022014
*시마을 작가회 2014년 3월 이달의 詩 선정작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 정독,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05 279
45 얌체 기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2 301
44 가을, 잠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9 197
43 가을 입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26 177
42 우리 동네 잼버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03 158
41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0 168
40 가을 산책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7 197
39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24 247
38 갈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31 148
37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07 195
36 늙은 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14 170
35 단풍잎 꼬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1 151
34 가을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8 216
33 광야(廣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05 197
32 물속 풍경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2 203
31 단풍 낙엽 – 2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9 205
30 나목의 겨울나기 전술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26 107
29 2024년을 맞이하며 tirs 2024.01.02 102
28 들길을 걷다 보면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02 86
27 새싹의 인내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09 82
Board Pagination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