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2 09:51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조회 수 2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움의 각도
                               강민경

딸 출산일이 늦어짐을 따라
혼자 먹는 밥상머리에서 주춤거릴 그이에게 가는
그리움의 각도가 있습니다

한여름 펄펄 끓는 신열 같은
꽁꽁 얼어붙은 동장군 같은, 변덕쟁이들
각자의 수평을 주장하는 틈으로
기척 없이 배어든 자아의 조용함으로
제 목소리 낮출 줄 모르는 바닷물의 소리로
다가오고, 다가가는, 길고도 짧아 뵈는
차이이지요, 마음 상하면

아이고 저 꼴통 어디에 쓸고 라며, 탄식하는
내 안에 푸념들을 순식간에 아주 순간적으로
날려 보내는, 사실은
든든한 서로의 주장, 그에게만 통하는
나에게만 더 무거워 뵈는
사랑이란 이름의 멍에입니다

어찌어찌 사랑을 알았을 때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지요, 라고
반문하면 ‘그걸 알아 뭘 하려고’ 버럭 화난 것처럼
속을 뒤집어 보이지 않는, 어디에도 나는 없지만
우리가 오늘은 왜, 딸 앞으로 뒤로 내달리며
서로의 음성을 더듬고 있는지!
혼자서 받은 밥상만이 깨우쳐 주는 깊디 깊은
믿음의 소산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89 초록의 기억으로 강민경 2016.07.23 200
888 초록만발/유봉희 1 오연희 2015.03.15 200
887 초고속 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4.10 178
886 청춘은 아직도 강민경 2019.08.06 90
885 첫눈 강민경 2016.01.19 98
884 첫눈 하늘호수 2015.12.11 170
883 철쇄로 만든 사진틀 안의 참새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5.31 213
882 철새 떼처럼 강민경 2016.09.19 156
881 철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07 104
880 천진한 녀석들 1 유진왕 2021.08.03 173
879 천생연분, 주례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06 131
878 천기누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9 217
877 천국 입성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7.20 147
876 천국 방언 1 유진왕 2021.07.15 156
875 천고마비 1 유진왕 2021.08.01 242
874 처음 가는 길 1 유진왕 2021.07.26 175
873 처마 길이와 치마폭과 인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5 261
872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89
871 참회 1 유진왕 2021.07.22 69
870 찬바람의 통곡 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03 13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