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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생연분, 주례사 / 성백군

 

 

며칠째

샤워하고 세수하고

시도 때도 없이 구름을 씻어내더니

드디어 하늘이 파랗습니다

 

그동안

먹고 마시고,

마른 땅이 생기가 올라

초록으로 새 옷을 갈아입고

길 나설 채비를 합니다

 

하늘이 문을 열고

땅이 나들이 나왔으니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동산이 맞선자리를 깔아놓았습니다

 

하늘과 땅은

태곳적부터 천생연분 아닌가요,

가뭄 홍수로 매 맞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며

아들딸 많이 낳고 풍년이 되라며

아침 해가 주례사를 낭독합니다.


  1. 텍사스 블루바넷 영상시 / 박영숙영

  2. 봄/정용진 시인

  3. 방하

  4. 풍경(風磬) 소리 / 성백군

  5. 연말 / 성백군

  6. 시간의 길 / 성백군

  7. 하나님의 은혜 / 성백군

  8. 어머니 / 천숙녀

  9. 소소한 일상이 그립고

  10. 산동네 불빛들이

  11. 물의 식욕 / 성백군

  12. 삶이 아깝다

  13. 사람 잡는 폭탄 / 성백군

  14. 결실의 가을이

  15. 연緣 / 천숙녀

  16. 그녀를 따라

  17. 햇빛 꽃피웠다 봐라

  18. 행복은 언제나 나를 보고 웃는다

  19.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20. 커피 향/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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