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8 18:04

바닷가 금잔디

조회 수 22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닷가 금잔디/강민경

                                 

 

수직으로 쏟아지는 바닷가

정오의 햇볕을 밟는

내 발걸음

 

파도를 따라가다 저절로 끌려가다

아랫도리에 짠물 조금 티였다고, 놀라

뭍의 금잔디 위에 엉덩이를 맡기는데,

금잔디, 열 받은 듯, 첫 대면이 날카롭다

 

소심한 내게 화가 난 걸까

제 몸 사이사이 파먹은 병충해 같은 모래와

바람 타고 와 호시탐탐 뭍을 넘보는 짠물을

숨죽이며 참아낸 세월의 응어리진 인내와

돌돌 말아 꽉 틀어쥔 잎들, 살기 위해

스스로 개발해낸 가시로

징검돌 같은 푸른 방석을 깔아놓고

자화자찬(自畵自讚)한다

 

불가마 속 같은

땡볕을 참아내는  

나보다

네가 더 인내심이 강하다는 내 말 한마디가

그리 큰 감동이었을까

금잔디 뾰족한 성깔 다듬으며 나보고

파도를 끌어다 더위를 식히라고

제 몸 타는 줄도 모르고

나를 바닷속으로 떠민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0 방하 1 file 유진왕 2021.08.01 112
799 천고마비 1 유진왕 2021.08.01 226
798 낚시꾼의 변 1 유진왕 2021.07.31 73
797 멕시코 낚시 1 유진왕 2021.07.31 127
796 헤 속 목 /헤속목 1 헤속목 2021.07.31 68
795 미국 제비 1 유진왕 2021.07.30 256
794 무릉도원 1 유진왕 2021.07.30 123
793 사막의 돌산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30 96
792 또 배우네 1 유진왕 2021.07.29 55
791 늦깎이 1 유진왕 2021.07.29 108
790 바 람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29 65
789 떡 값 1 유진왕 2021.07.28 135
788 맛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1 유진왕 2021.07.28 90
787 바람구멍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7.28 191
786 무 덤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27 96
785 Prayer ( 기 도 )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27 71
784 구구단 1 file 유진왕 2021.07.27 81
783 역사에 맡기면 어떨지 1 유진왕 2021.07.27 250
782 바다가 보고 파서 1 file 유진왕 2021.07.26 385
781 처음 가는 길 1 유진왕 2021.07.26 166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