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30 18:49

빛의 공연

조회 수 23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빛의 공연 / 성백군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산골짜기 숲은

빛의 공연장입니다

 

빽빽한 나뭇잎은 초록 무대

무대가 뒤집힐 때마다 반짝이는 햇빛은 배우,

하늘에서 내려온 빛의 천사가

흰옷을 입고 사뿐 거리며 까치발로 춤을 춥니다

말 한마디 없는 무언극이지만 메시지는 만발

그래서 더욱 내 마음 자유롭게 백지 위를 뛰어다니며

읽고 쓰고 가사를 적습니다

 

이제는 곡을 붙여야겠지요

잎사귀 사이로 새어 나오는 물소리 따라

산비탈 내려가다 보면 개울이 있지요

햇살이

흐르는 물속에 꽂혀 너울너울

나비인지, 가재인지, 피라미인지 ---,

몰라도 괜찮습니다

빛의 지문이 돌 틈에서 돌돌 말리며 내는 자연의 소리에

어느새 음표가 붙고

눈도 귀도 저절로 열리는 뮤지컬이 됩니다

 

한나절 잘 놀다 왔습니다

눈도 씻고, 귀도 씻고, 마음도 씻고

적당히 피곤한 몸 침상에 누웠더니

온몸에 묻어 따라온 숲 속 공연이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초록 샘이 되어

볕뉘처럼 아른거리고 이명처럼 달라붙어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감상에 젖게 합니다

아마도 오늘 밤은 시와 만나느라

꼬박 밤을 새울 것 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4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강민경 2015.06.08 296
423 몰라서 좋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16 77
422 목백일홍-김종길 미주문협관리자 2016.07.31 343
421 모퉁이 집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14 120
420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8.02.20 135
419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4.06.22 438
418 모둠발뛰기-부부는일심동체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6.15 102
417 멸치를 볶다가 하늘호수 2016.10.10 328
416 면벽(面壁) 하늘호수 2016.06.21 226
415 멕시코 낚시 1 유진왕 2021.07.31 137
414 멈출 줄 알면 강민경 2015.09.06 158
413 먼저와 기다리고 있네! - 김원각 1 泌縡 2020.04.01 151
412 먼저 와 있네 1 유진왕 2021.07.21 73
411 매실차 1 유진왕 2021.07.20 149
410 망할 놈의 성질머리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1.25 123
409 맛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1 유진왕 2021.07.28 103
408 맛 없는 말 강민경 2014.06.26 197
407 막힌 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4.14 81
406 마지막 잎새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1.06 149
405 마지막 기도 유진왕 2022.04.08 211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