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2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


                                               이채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뿌리일 게다
뿌리가 빛을 탐하더냐
행여라도 내 삶의 전부가
꽃의 표정이라고는 생각하지 마


꽃이 필 때까지
나는 차가운 슬픔의 눈물이었어
잎이 돋을 때까지
나는 쓰라린 아픔의 몸무림인 걸


알고 있니
나무가 겨울일 때
뿌리는 숨결마저 얼어붙는다는 걸
꽁꽁 얼어버린 암흑 속에서
더 낮아져야 함을
더 깊어져야 함을 깨닫곤 하지


힘겨울수록
한층 더 강인해지는 나를 발견해
그 어떤 시련도
내 꿈을 빼앗아가진 못하지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분명 뿌리일 게다
뿌리가 흙을 탓하더냐
다만 겨울을 견뎌야 봄이 옴을 알 뿐이지 


*이채 시인: 55세. 제 8 시집 ‘’중년의 고백‘’으로 세종도서 문학부문에 선정됨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6 산동네 불빛들이 강민경 2016.05.17 140
235 주차장에서 강민경 2016.05.17 232
234 등대의 사랑 하늘호수 2016.05.14 200
233 당뇨병 강민경 2016.05.12 131
232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하늘호수 2016.05.02 523
231 오월-임보 오연희 2016.05.01 301
230 사월 향기에 대한 기억 강민경 2016.04.30 257
229 4월에 지는 꽃 하늘호수 2016.04.29 321
228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차신재 2016.04.29 338
227 파도 하늘호수 2016.04.22 164
226 풀루메리아 꽃과 나 강민경 2016.04.10 197
225 감기 임 강민경 2016.04.10 197
224 사인(死因) 하늘호수 2016.04.09 264
223 나의 일기 하늘호수 2016.04.06 175
222 4월의 시-박목월 file 미주문협관리자 2016.04.02 705
221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287
220 아침의 여운(餘韻)에 강민경 2016.03.19 215
219 3월은, 3월에는 하늘호수 2016.03.17 144
218 무슨 할 말을 잊었기에 강민경 2016.03.11 202
217 3월-목필균 오연희 2016.03.09 459
Board Pagination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