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8 02:59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조회 수 21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숨 쉬는 값 

  

                     고현혜(Tanya Ko) 

  

 

 

 

  거실 천장까지 쌓여 있는 나무를  

 

   벌거숭이 나무가 마루가 되려면 

 

  드는 돈도 시간도 엄청나대 

 

  기다란 생참나무 뻗어 있는 모양 

  아—―  죽은 코끼리가 누워 있는  같아 

 

   남자  소리로 말하길 

   나무가 제대로  마루가 되려면 

    온도에 먼저 자기  온도를 맞추어야 한다는 거야 

 

  그런데 나무가 숨을 쉬지 않는 거야 

 

  일주일이 가고 

 

   달이 가고 

 

   남자 매일 와서 

 

  어깨에 힘을 주고 힐끔 힐끔 

  나무 온도만 재는 거야 

  

   쉬지 않은  참나무를 보면 

  내가 숨이 막혀 오는 거야 

  쓸모없는, 버림받은……

 

  보내야   

 

   생각을 말하고 싶어 

  거짓으로 순진한 미소를 지으며—― 착한 척—― 

  참한 여자는 자기생각을 말하지도, 

  남자에게 자기주장을 펼치지도 않는 거라고 

  

  도대체  쉬는 값이 얼마야 

 

  웹진 『시인광장』 2016 7월호 발표

   ​​ ​​​​​  


고현혜 (Tanya Ko) 시인

 

1993년 《한국시》로 등단. 안티오크 대학에서 문예창작 석사.

시집으로 영한시집 『일점 오세』,  영시집 Yellow Flowers on a Rainy Day』와

시집 『나는 나의 어머니가 되어』가 있음.

영시 「Comfort Woman" Women's National Book Association」가 2015년 영예의 시 선정됨.

현재 미국 거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0 시 어 詩 語 -- 채영선 채영선 2016.08.19 113
259 목백일홍-김종길 미주문협관리자 2016.07.31 337
258 (동영상 시) 내 잔이 넘치나이다 My Cup Runneth Over! 동영상시 2 차신재 2016.07.28 360
257 개여 짖으라 강민경 2016.07.27 198
256 초록의 기억으로 강민경 2016.07.23 190
255 7월의 감정 하늘호수 2016.07.22 145
254 플루메리아 낙화 하늘호수 2016.07.17 223
253 나뭇잎에 새긴 연서 강민경 2016.07.16 204
252 숲 속 이야기 하늘호수 2016.07.11 114
»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오연희 2016.07.08 215
250 바위의 탄식 강민경 2016.07.07 246
249 물속, 불기둥 하늘호수 2016.07.05 226
248 안개꽃 연정 강민경 2016.06.27 218
247 면벽(面壁) 하늘호수 2016.06.21 206
246 화장하는 새 강민경 2016.06.18 336
245 6월 하늘호수 2016.06.15 129
244 삶의 각도가 강민경 2016.06.12 291
243 밤비 하늘호수 2016.06.10 206
242 내 몸에 단풍 하늘호수 2016.06.06 211
241 미루나무 잎들이 강민경 2016.06.06 317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