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3 17:18

초록의 기억으로

조회 수 1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초록의 기억으로/강민경

 

 

창문 밖

마주 보이는 바위산 다이아몬드 헤드가

범람하는 햇빛과 씨름 중이다

한 달만 가물어도

초록은 온데간데없으니  

누굴 탓할 것인가, 다 제 몸이 척박한 것을

품 안의 숨넘어가는 초록들 붙잡고, 헉헉

밭은 숨 몰아 갈증을 토해내며 그럴수록

등 허리 고추 세우니

산등성 산마루가

용쓰듯 꿈틀거린다

요즘 세상에 개천에서 용 안 난다고 하지만

저 다이아몬드 헤드 바위산은 그럴 수는 없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용이 된 듯

비를 부른다                           

샛바람을 불러들인다                  

풀뿌리 찾아 길게 산그늘 드리우며 

골짜기를 더듬는다                 

비가 올 때까지 햇빛과 다투며    

희망을 내려놓지 않는다           

초록의 기억으로 환생한다         

살아만 있으면 기회가 온다고

생을 포기하지 않는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3 꽃보다 나은 미소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4.01 194
342 봄 날 이일영 2014.03.21 195
341 C. S. ㄱ. ㄹ. 의 조화(調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8.19 195
340 가을, 잠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9 195
339 열심히 노래를 부르자고 file 유진왕 2022.07.14 196
338 광야(廣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05 196
337 맛 없는 말 강민경 2014.06.26 197
336 12월의 이상한 방문 하늘호수 2015.12.19 197
» 초록의 기억으로 강민경 2016.07.23 197
334 여름 보내기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7.08.30 197
333 신(神)의 마음 작은나무 2019.03.29 198
332 설중매(雪中梅) 성백군 2014.03.15 199
331 시와 시인 강민경 2016.12.06 199
330 10월의 형식 강민경 2015.10.07 199
329 빗물 삼킨 파도 되어-박복수 file 미주문협 2017.11.08 199
328 풀꽃, 너가 그기에 있기에 박영숙영 2017.09.29 199
327 촛불 강민경 2014.12.01 200
326 (동영상시) 그리움에게 Dear Longing 1 차신재 2015.12.08 200
325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0
324 세상아, 걱정하지 말라 강민경 2017.10.01 200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