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5 22:15

정상은 마음자리

조회 수 1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정상은 마음자리 / 성백군

 

 

먼저 가시게나

앞길은 뒤따르는 사람들에게 내어주고

느릿느릿 오르막 산길을 간다

그동안 소홀했던

발밑 풀들 살펴보고

양옆 나무들에 인사도 받고

파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변화무쌍한 구름과 농담도 하고

그도 시큰둥하면 지나온 길 되돌아보면서

산 아래 내 살던 동네에 시 한 수 남기고

 

까짓것

사는 게 무엇이라고

그 많은 날 다 그냥 흘려보내고

고희가 되어서야

오년, 십년, 손가락을 꼽아보는가

젊었을 때는 내리막도 있었는데

어느새 오르막뿐

산정이 따로 있나

가다가 주저앉으면 거기가 산정 아닌가

 

오늘도 일터에서

정상을 향하여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가는 사람들아

정상은 산의 꼭대기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자리려니

잠깐 거기 서서 나 좀 보시게나

오르려고만 하지 말고 지금 있는 자네의 자리를

즐기면 어떠리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정상은 마음자리 하늘호수 2017.03.05 179
423 숙면(熟眠) 강민경 2014.11.04 180
422 밥 타령 하늘호수 2017.12.01 180
421 봄꽃, 바람났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11 180
420 등대 사랑 강민경 2018.05.29 181
419 귀중한 것들 / 김원각 2 泌縡 2021.03.07 181
418 늦가을 억새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08 181
417 보내며 맞이하며 헤속목 2021.12.31 181
416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성백군 2014.10.01 182
415 12월을 위한 시 - 차신재, A Poem for December - Cha SinJae 한영자막 Korean & English captions, a Korean poem 차신재 2022.12.20 182
414 어떤 생애 하늘호수 2017.01.20 182
413 도심 짐승들 하늘호수 2017.05.21 182
412 꽃보다 청춘을 강민경 2017.05.12 182
411 올무와 구속/강민경 강민경 2019.06.11 182
410 카멜리아 꽃(camellia flawer)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4.09 182
409 쥐 잡아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27 183
408 그리움 하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9.08 183
407 가을 성숙미 / 성백군 4 하늘호수 2021.12.28 183
406 죄를 보았다. 그러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08 183
405 혀공의 눈 강민경 2017.05.26 184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