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8 02:17

나쁜엄마-고현혜

조회 수 18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가 있는 아침] 나쁜 엄마

나쁜 엄마
-고현혜(1964~) 


이런 엄마는 나쁜 엄마입니다.
 
뭐든지 맛있다고 하면서 찬밥이나 쉰밥만 드시는
옷이 많다고 하면서 남편의 낡은 옷까지 꿰매 입는
아픈 데가 하나도 없다고 하면서 밤새 끙끙 앓는 엄마.  
 
한평생 자신의 감정은 돌보지 않고
왠지 죄의식을 느끼며
낮은 신분으로 살아가는 엄마.  
(…)
자식을 위해 모두 헌신하고
더 줄 게 없어
자식에게 짐이 될까봐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뜬 채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엄마는 정말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
난 여러분께 나의 나쁜 엄마를 고발합니다. 



고현혜, 타냐 고 시인은 미국 LA에 사는 코리안 아메리칸 1.5세 시인이다. 어릴 때 미국에 이민 가서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시를 쓴다. 어릴 때 엄마가 돌아가셔서 그리움이 많다. 재작년 서울에 왔을 때 타냐의 시에 나오는 ‘나쁜 엄마’는 사실 우리 한국인이 생각하는 희생적인 ‘좋은 엄마’가 아니냐고 말하고 웃었다. 정말 왜 우리는 늘 자식들에게 죄의식을 느끼는 거지? 그들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이 험한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게 미안해서 늘 죄의식을 느끼는 거 아닐까? 20세기식 엄마는 이제 가도 좋으련만.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나쁜 엄마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6 8월은 성백군 2014.08.11 150
405 티눈 하늘호수 2017.04.21 150
404 그가 남긴 참말은 강민경 2019.06.26 150
403 엿 같은 말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5.20 150
402 원죄 하늘호수 2020.04.21 150
401 매실차 1 유진왕 2021.07.20 150
400 나 좀 놓아줘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1.02 150
399 나는 네가 싫다 유진왕 2022.03.06 150
398 버리기도 기술입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06 150
397 마지막 잎새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1.06 149
396 엘리베이터(ELEVATOR) 번지수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7.20 149
395 갈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31 149
394 바람의 독도법 강민경 2014.09.27 148
393 인생길 / young kim 1 헤속목 2022.01.27 148
392 까치밥 file 유진왕 2022.09.29 148
391 일상은 아름다워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8.29 148
390 대가업 골목상권 하늘호수 2015.09.15 148
389 조개의 눈물 강민경 2019.05.30 148
388 뱅뱅 도는 생각 하늘호수 2015.11.07 147
387 고백(5) /살고 싶기에 file 작은나무 2019.08.02 147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