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4 15:31

하와이 단풍

조회 수 19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하와이 단풍/강민경

 

 

등산길 숲 속에서

커피색 같은 하와이 단풍잎을 보는데

청청한 시절 햇빛과 바람이 새겨준 문양

어설픈 것이 마치 설익은 땡감 맛이라 할까 

푸른색도 노란색도 빨간색도 아니어서

낙엽이라고 하면 그만일 터이지만

지상 천국이라는 하와이 기후라 아직

명줄 놓기는 이르다고 한다

 

저 삶이

추위도 모르고

해님 사랑만 듬뿍 받았으니

생의 쓴맛 단맛을 어찌 구별할 수 있겠는가

그저 단풍은 고아야 한다는 내 일방적인 생각이

산산이 조각나는 순간

천지, 만물 위에 군림하는 해님이라도

좋기만 하면

그 그늘에서 기생하는 생은

좋기만 하지 않다는 것을 알겠다

 

그럼 내 나이 고희에

내 단풍은 어떤 색감일까

하와이 단풍과 내 생애를 비유하면서

초록 하와이 숲 속에서 은빛 머리카락 휘날리며

어때 어때 해본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64 초승달이 바다 위에 강민경 2014.01.04 414
963 등외품 성백군 2014.01.06 216
962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267
961 나무 요양원 강민경 2014.01.23 339
960 낙엽 한 잎 성백군 2014.01.24 210
959 강설(降雪) 성백군 2014.01.24 165
958 문자 보내기 강민경 2014.02.03 363
957 겨울 홍시 강민경 2014.02.08 336
956 2월 이일영 2014.02.21 164
955 몽돌과 파도 성백군 2014.02.22 379
954 태아의 영혼 성백군 2014.02.22 187
953 낙원동에서 강민경 2014.02.23 244
952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2014.02.25 240
951 길동무 성백군 2014.03.15 195
950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76
949 설중매(雪中梅) 성백군 2014.03.15 201
948 봄 날 이일영 2014.03.21 201
947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216
946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이승욱 2014.03.26 699
945 지상에 내려온 별 강민경 2014.04.03 20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