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남긴 참말은 / 강민경
차창 밖 길가에 새가 죽어있다
날개는 있는데 날지 못하는 그
날개는 없는데 달리는 나
그의 죽음을 보자마자
길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서둘러 달리는 차량처럼
앞만 보고 질주하던 나는
내게로 난 길을 돌아
내가 태어난 집 안으로 들며
안도한다
좀 전에 본 죽은 새를 잊으려고
나의 죽음은 묻지도 않는데
질긴 세상은 소리소문없이
내가 끌어안고 달려온 하늘과 길과
들의 풀과 나무들을 풀어
에둘러
새겨준 한 마디 참말에는
차창 너머로 보았던 죽은 새의 날개는
누군가가 태어날 때 본 일이 없었지만
자연스레 접목되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당부가 있다.
-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
단풍 한 잎, 한 잎
-
억세게 빡신 새
-
낙엽단상
-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
갓길 불청객
-
물의 식욕
-
밤송이 산실(産室)
-
가을의 승화(昇華)
-
사랑하는 만큼 아픈 (부제:복숭아 먹다가)
-
시월애가(愛歌)
-
노숙자
-
풍광
-
- 술나라
-
방파제 안 물고기
-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
그가 남긴 참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