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만삭이다
곧 출산을 앞둔 밤송이
벌어진 자궁 사이로
알밤 셋, 세쌍둥이다
평생
농사를 짓느라고 진(津) 빠진 잎사귀들
제 몸이 구멍 숭숭 뚫린 줄도 모르고
드디어 심 봤다며
산모의 곁에서 가을바람 쥐고 흔든다.
어~,
조금만 조금만 더!
힘쓸수록 나온다
나오라 해놓고 떨어져 잃을까 봐
안달하는 밤송이
뚝, 알밤 한 알 떨어진다
산골짜기를 흔드는 천둥소리에
선잠 깬 다람쥐 느긋하게
하품 한번 하고 돌아눕는다.
아직 두 알 더 남았다고
시
2013.11.03 15:49
밤송이 산실(産室)
조회 수 238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02 | 시 | 찡그린 달 | 강민경 | 2015.10.23 | 151 |
801 | 시 | 숲 속에 비가 내리면 | 하늘호수 | 2015.10.27 | 223 |
800 | 시 | 가을비 소리 | 강민경 | 2015.10.29 | 235 |
799 | 시 | 깜박이는 가로등 | 강민경 | 2015.11.06 | 137 |
798 | 시 | 뱅뱅 도는 생각 | 하늘호수 | 2015.11.07 | 145 |
797 | 시 | 11월의 이미지 | 강민경 | 2015.11.13 | 163 |
796 | 시 | 빛의 얼룩 | 하늘호수 | 2015.11.19 | 230 |
795 | 시 | 환생 | 강민경 | 2015.11.21 | 204 |
794 | 시 | 나뭇잎 자서전 | 하늘호수 | 2015.11.24 | 267 |
793 | 시 | 바닷가 금잔디 | 강민경 | 2015.11.28 | 231 |
792 | 시 | 빛의 공연 | 하늘호수 | 2015.11.30 | 222 |
791 | 시 | 12월이 기억하는 첫사랑 | 강민경 | 2015.12.06 | 197 |
790 | 시 | (동영상시) 그리움에게 Dear Longing 1 | 차신재 | 2015.12.08 | 182 |
789 | 시 | 첫눈 | 하늘호수 | 2015.12.11 | 162 |
788 | 시 | 겨울의 무한 지애 | 강민경 | 2015.12.12 | 167 |
787 | 시 | 12월의 이상한 방문 | 하늘호수 | 2015.12.19 | 190 |
786 | 시 | 틈(1) | 강민경 | 2015.12.19 | 163 |
785 | 시 | 자유시와 정형시 | 하늘호수 | 2015.12.23 | 349 |
784 | 시 | 겨울 素描 | son,yongsang | 2015.12.24 | 166 |
783 | 시 | 불꽃 나무 | 강민경 | 2015.12.26 | 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