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만삭이다
곧 출산을 앞둔 밤송이
벌어진 자궁 사이로
알밤 셋, 세쌍둥이다
평생
농사를 짓느라고 진(津) 빠진 잎사귀들
제 몸이 구멍 숭숭 뚫린 줄도 모르고
드디어 심 봤다며
산모의 곁에서 가을바람 쥐고 흔든다.
어~,
조금만 조금만 더!
힘쓸수록 나온다
나오라 해놓고 떨어져 잃을까 봐
안달하는 밤송이
뚝, 알밤 한 알 떨어진다
산골짜기를 흔드는 천둥소리에
선잠 깬 다람쥐 느긋하게
하품 한번 하고 돌아눕는다.
아직 두 알 더 남았다고
시
2013.11.03 15:49
밤송이 산실(産室)
조회 수 235 추천 수 0 댓글 0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20 | 시 | 고난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1.16 | 33 |
| 19 | 시 | 돌아온 탕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1.23 | 37 |
| 18 | 시 | 조각 빛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4.01.30 | 70 |
| 17 | 시 | 인생에 끝은 없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06 | 74 |
| 16 | 시 | 나목의 열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13 | 48 |
| 15 | 시 | 몸살 앓는 닦달 시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20 | 56 |
| 14 | 시 | 낙엽의 은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27 | 39 |
| 13 | 시 | 정월 대보름 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05 | 18 |
| 12 | 시 | 꽃들의 봄 마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12 | 42 |
| 11 | 시 | 밀당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20 | 40 |
| 10 | 시 | 날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26 | 40 |
| 9 | 시 | 4월에 지는 꽃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02 | 53 |
| 8 | 시 | 기성복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09 | 102 |
| 7 | 시 | 빈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16 | 79 |
| 6 | 시 | 자질한 풀꽃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23 | 198 |
| 5 | 시 | 홍시-2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30 | 112 |
| 4 | 시 | 개 목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07 | 51 |
| 3 | 시 | 꽃은 다 사랑이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14 | 25 |
| 2 | 시 | 그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22 | 12 |
| 1 | 시 | 호수 위에 뜨는 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28 | 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