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7 15:34

담 안의 사과

조회 수 264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포스터시*
동네 길을 지나노라면
집집의 담장 안에 열린
오랜지, 레몬 같은 과일이 늘 풍성하다

그중에 초록 잎 사이사이 들추고
반짝이는 빨간 얼굴의 사과
특유의 싱그러운 향은 저절로
군침이 돌게 한다, 내 것이었다면
딴생각 없이 쓱쓱 옷깃에 문질러
한 입 베어 먹었을 텐데
담이 금을 그어 놓고
서로 움츠리게 한다

새삼스럽게
네 것 내 것 없이 나눠 먹던 시절의
이웃이 그립다
벽 한 칸 사이를 두고 살며, 누가 누군지
외면하고 사는 현실이 암울하게 다가온다

서로서로 존중하고, 위로해 주는
정 넘치는 세상이 언제였는지!
그날이 다시 오기를 기다리는 내 생각을 아는지!
저 사과 부끄러움 타는지
내 마음 더욱 붉다.



*포스터시: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인접해 있는 “시” 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가을 눈빛은 채영선 2015.09.08 177
162 멈출 줄 알면 강민경 2015.09.06 157
161 (동영상시) 아무도 모르는 일- 차신재 The Affair No One Knows 차신재 2015.09.01 531
160 길 위의 샤워트리 낙화 하늘호수 2015.08.30 290
159 당신은 내 심장이잖아 강민경 2015.08.29 236
158 풀에도 은혜가 있으매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8.24 146
157 갑질 하는 것 같아 강민경 2015.08.22 193
156 (동영상시) 나는 시골버스 차장이 되고 싶었다 - I Wanted To Become A Country Bus Conductor 차신재 2015.08.20 556
155 봄비, 혹은 복음 / 성벡군 하늘호수 2015.08.18 86
154 해 돋는 아침 강민경 2015.08.16 205
153 겨레여! 광복의 날을 잊지 맙시다 file 박영숙영 2015.08.15 329
152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son,yongsang 2015.08.14 273
151 꽃, 지다 / 성벡군 하늘호수 2015.08.10 253
150 비포장도로 위에서 강민경 2015.08.10 430
149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차신재 2015.08.09 590
148 불타는 물기둥 강민경 2015.08.03 207
147 내가 사랑시를 쓰는이유 박영숙영 2015.08.02 256
146 7월의 유행가 강민경 2015.07.28 250
145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271
144 유실물 센터 강민경 2015.07.24 334
Board Pagination Prev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