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23 16:21

나무 요양원

조회 수 32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무 요양원 / 강민경


그 많은 살점을
피눈물로 떼어냈으니
몇 안 남은 잎에 집착함은 당연한 일
금방이라도 떠나고 말 것 같이
분, 초를 다투는 환자들을 돌보느라
피땀 쏟는 가을 나무는
회생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요양원입니다

손발이 천 개여도 모자란다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자기를 바친
의사의 치료도 역부족
한 잎 두 잎, 한 사람 두 사람
가까이서 멀리서
가족들이, 동무들이,
날카로운 겨울바람에 찔리지 않으려고
죽을힘 쏟는 그 진동은 겉이 멀쩡해 보이는
나에게도 끝없는
압박,

가슴 파먹는 으스스한 냉기 거둬내지 못해
안달인 발걸음걸음 사이에 어느새 감춰둔
싹 눈의 명확한 해빙은,
새순 짙은 숲에 혈을 이어온 나뭇잎

새로운 봄만이
나무 요양원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41 감사와 사랑을 전한 는 나그네 / 김 원 각 2 泌縡 2021.02.22 65
940 바 람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29 65
939 외눈박이 해와 달/강민경 강민경 2019.04.01 66
938 코스모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25 66
937 몰라서 좋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16 66
936 가을/ 김원각-2 泌縡 2021.01.09 66
935 껍질 깨던 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4 67
934 손 들었음 1 file 유진왕 2021.07.25 67
933 신경초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8.24 67
932 산그늘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7.01 68
931 빗방울 물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25 68
930 헤 속 목 /헤속목 1 헤속목 2021.07.31 69
929 산아제한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05 69
928 조각 빛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4.01.30 70
927 허공에 피는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7.14 70
926 아! 내가 빠졌다고 / 김원각 泌縡 2020.08.31 70
925 세상 감옥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5.18 70
924 별천지(別天地)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5.11 70
923 그래도 그기 최고다 1 유진왕 2021.08.05 70
922 눈 꽃, 사람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9 7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