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8 21:08

겨울 홍시

조회 수 3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겨울 홍시/ 강민경


춥다고 움츠리기만 하다가
햇살의 불같은 성화에 끌려 나와
워너크릭* 동네 한 바퀴 도는데
잎은 다 보내고 아직 털어 내지 못한
청춘을 건너온 겨울 감나무
벌겋게 타오르는 홍시의 열정에 녹았을까!
제가 발가벗긴 줄도 모릅니다

불면 날까, 쥐면 꺼질까
애지중지 아끼는 임이어서
서릿바람에 행여 몸이라도 상할까
애간장이 다 타는 겨울 홍시의 나무 사랑
온몸 살라 차지하고도 성에 안 차는지
담 밖의 나에게 와락 안겨 옵니다  

더 버텨 내려고 애 끓이는 나무의
사랑을 시험하는 것을 모르는 나는
그녀의 달콤함에 빠져 넋을 잃는데
고즈넉하던 마을이 요동을 치고
몸 사림 없는 도도한 홍시는
겨울을 밀어내며 세월을 되돌립니다

벌겋게 타오른 그녀의 달디 단 입술이        
그리운 나는,
어찌해야 하나, 군침이 고인지 오래
쩝쩝,
자꾸 뒤가 돌아다 봐 집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 팥빙수 한 그릇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30 103
144 가을, 수작 떨지 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27 103
143 맛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1 유진왕 2021.07.28 103
142 도미를 구워야 것다 1 file 유진왕 2021.08.04 103
141 아스팔트 포장도로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1.29 103
140 모둠발뛰기-부부는일심동체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6.15 102
139 그대를 영원히 흰 눈에 찍고 싶어서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07 102
138 바닷가 금잔디와 나/강민경 강민경 2020.06.16 102
137 코로나 현상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22 102
136 윤장로, 건투를 비오 1 file 유진왕 2021.08.06 102
135 2024년을 맞이하며 tirs 2024.01.02 102
134 나목의 열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13 102
133 몸살 앓는 닦달 시대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20 102
132 겨울바람 하늘호수 2017.02.19 101
131 4월에 지는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02 101
130 낙화(落花) 같은 새들 강민경 2017.04.30 101
129 가을 묵상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9.15 101
128 벌과의 동거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2 101
127 철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07 101
126 나목에 대해, 경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31 101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