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2 17:12

몽돌과 파도

조회 수 3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몽돌과 파도 / 성백군
                                                                                          


황금산* 앞바다에는 몽돌이 많다
파도가 밀려오면 고개 숙여 넘기고
당기며 쓸어가려고 하면 슬쩍
옆구리 비틀면 그만이다

몽돌이라고 처음부터 몽돌이었을까?
막돌이 몽돌 되기까지는
깎기고 깨어지면서 날을 세우기도 했겠고
울며 억울하다고 대들기도 했겠지만
그런다고 파도가 멈추기라도 했다던가?
성질 죽고 각 지우며 날마다 당하다 보니
파도가 미끄러지네, 둥글둥글 아프지 않다

물 흐르듯 쉬운 삶, 나도 많이 닮고 싶어
이런 모임 저런 모임에서 자주 손 내밀고
잘 아는 사람, 적당히 아는 사람, 영 모르는 사람
내민 손 거슬리지 않고 아는 것처럼 반기면
정말 반가워지는 인격이 된다

‘자갈자갈’ 몽실몽실
황금산 앞바다 파도소리는
파도소리가 아니다
오랫동안 저희끼리 부딪치고 뒹굴며 인내하다 보니
저절로 겸손해진 몽돌과
파도가 연주하는 바다의 교향곡이다.


*황금산 :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있다
                 해발 129m의 산으로 원래 섬이었지만 얕은 바다에 모래가 쌓이면서
                 육지와 연결되었다.
*스토리문학관  2013년 9월, 이달의 詩 선정 작

               553 - 0924201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63 빗물 삼킨 파도 되어-박복수 file 미주문협 2017.11.08 204
562 빈집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16 117
561 빈말이지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05 287
560 비포장도로 위에서 강민경 2015.08.10 430
559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11 262
558 비우면 죽는다고 강민경 2019.07.13 96
557 비와의 대화 강민경 2018.04.08 125
556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2
555 비빔밥 2 성백군 2015.02.25 243
554 비명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구나 / 김원각 泌縡 2020.12.05 203
553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성백군 2014.10.01 182
552 불편한 관계/강민경 강민경 2018.09.23 143
551 불타는 물기둥 강민경 2015.08.03 206
550 불꽃 나무 강민경 2015.12.26 224
549 분수대에서 성백군 2015.02.25 204
548 분수대가 나에게/강민경 강민경 2015.03.31 313
547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하늘호수 2016.05.22 301
546 부활절 아침에/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4.14 92
545 부활 성백군 2014.04.23 264
544 부부시인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5.13 380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