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3 06:37

낙원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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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동에서/ 강민경

마키키* 산 초입에
토란 듬성듬성 자라는 작은 물웅덩이
깊지도 않은데 하늘을 품고
큰 나무와 작은 물고기와 올챙이와
그리고 나까지 끌어안아 버린
보통사람은 짐작도 못 할
사랑의 문신을 새긴
여유와 넉넉함과 평화를 갖춘
낙원동이 있다

예약 없이 찾은 날도
행여 서먹할까 전전긍긍하는
물웅덩이 식구들
하나같이 쉬 쉬, 서두름 없이, 흔들림 없이
내 가슴을 읽어 내며
기쁨이든, 외로움이든 다 내려놓으라며
굳이 하나라는 말
처음을 일깨운다

저마다 간직한 꿈은 고귀한 것
높낮이의 층을 따지지 말자며
서로 감싸주는 뜨거운 가슴의 전율
맨주먹으로 이룬
피땀에 어찌 불화가 있겠느냐며
시시때때로 앞세우는 위로의 말
낙원을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작은 물웅덩이의 동네다



  1. 위, 아래 / 성백군

  2.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3. 물속, 불기둥

  4.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5.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6. 물웅덩이에 동전이

  7. 회개, 생각만 해도 / 성백군

  8.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9. 바람의 말씀 / 성백군

  10. 옛 생각 나서 찾는 바다 / 김원각

  11. 낙원동에서

  12. 달, 그리고 부부

  13. 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14. 비빔밥

  15. 자질한 풀꽃들 / 성백군

  16. 해를 물고 가는 새들

  17. 고무풍선 / 성백군

  18. 시 / 바람

  19. 바다 / 성백군

  20. 설산을 안고 앵두 빛 동심을 찾다 / 필재 김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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