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3 06:37

낙원동에서

조회 수 24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원동에서/ 강민경

마키키* 산 초입에
토란 듬성듬성 자라는 작은 물웅덩이
깊지도 않은데 하늘을 품고
큰 나무와 작은 물고기와 올챙이와
그리고 나까지 끌어안아 버린
보통사람은 짐작도 못 할
사랑의 문신을 새긴
여유와 넉넉함과 평화를 갖춘
낙원동이 있다

예약 없이 찾은 날도
행여 서먹할까 전전긍긍하는
물웅덩이 식구들
하나같이 쉬 쉬, 서두름 없이, 흔들림 없이
내 가슴을 읽어 내며
기쁨이든, 외로움이든 다 내려놓으라며
굳이 하나라는 말
처음을 일깨운다

저마다 간직한 꿈은 고귀한 것
높낮이의 층을 따지지 말자며
서로 감싸주는 뜨거운 가슴의 전율
맨주먹으로 이룬
피땀에 어찌 불화가 있겠느냐며
시시때때로 앞세우는 위로의 말
낙원을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작은 물웅덩이의 동네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 정독,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05 277
43 얌체 기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2 301
42 가을, 잠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9 197
41 가을 입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26 177
40 우리 동네 잼버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03 157
39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0 164
38 가을 산책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7 195
37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24 242
36 갈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31 148
35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07 194
34 늙은 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14 169
33 단풍잎 꼬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1 151
32 가을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8 216
31 광야(廣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05 197
30 물속 풍경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2 202
29 단풍 낙엽 – 2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9 204
28 나목의 겨울나기 전술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26 106
27 2024년을 맞이하며 tirs 2024.01.02 101
26 들길을 걷다 보면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02 84
25 새싹의 인내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09 82
Board Pagination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