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2 09:51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조회 수 2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움의 각도
                               강민경

딸 출산일이 늦어짐을 따라
혼자 먹는 밥상머리에서 주춤거릴 그이에게 가는
그리움의 각도가 있습니다

한여름 펄펄 끓는 신열 같은
꽁꽁 얼어붙은 동장군 같은, 변덕쟁이들
각자의 수평을 주장하는 틈으로
기척 없이 배어든 자아의 조용함으로
제 목소리 낮출 줄 모르는 바닷물의 소리로
다가오고, 다가가는, 길고도 짧아 뵈는
차이이지요, 마음 상하면

아이고 저 꼴통 어디에 쓸고 라며, 탄식하는
내 안에 푸념들을 순식간에 아주 순간적으로
날려 보내는, 사실은
든든한 서로의 주장, 그에게만 통하는
나에게만 더 무거워 뵈는
사랑이란 이름의 멍에입니다

어찌어찌 사랑을 알았을 때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지요, 라고
반문하면 ‘그걸 알아 뭘 하려고’ 버럭 화난 것처럼
속을 뒤집어 보이지 않는, 어디에도 나는 없지만
우리가 오늘은 왜, 딸 앞으로 뒤로 내달리며
서로의 음성을 더듬고 있는지!
혼자서 받은 밥상만이 깨우쳐 주는 깊디 깊은
믿음의 소산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84 닭들은 식물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8.30 96
883 살만한 세상 강민경 2018.03.22 96
882 나무 뿌리를 밟는데 강민경 2018.04.24 96
881 사서 고생이라는데 강민경 2019.01.14 96
880 그리움의 시간도 작은나무 2019.03.01 96
879 비우면 죽는다고 강민경 2019.07.13 96
878 나도 보여 주고 싶다 / 김원각 泌縡 2020.03.06 96
877 찔레꽃 그녀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3.31 96
876 낙엽은 단풍으로 말을 합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25 96
875 인생 괜찮게 사셨네 1 유진왕 2021.08.17 96
874 첫눈 강민경 2016.01.19 97
873 이유일까? 아니면 핑계일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15 97
872 11월에 핀 히비스커스 (Hibiscus) / 김원각 泌縡 2020.11.26 97
871 이국의 추석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9.22 97
870 꽃샘추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7 97
869 빗방울 물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25 97
868 철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07 98
867 동양자수 장미꽃 / 성백군 3 하늘호수 2021.08.03 98
866 오월,-아낙과 선머슴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6.03 99
865 상실의 시대 강민경 2017.03.25 9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