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2 09:51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조회 수 27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움의 각도
                               강민경

딸 출산일이 늦어짐을 따라
혼자 먹는 밥상머리에서 주춤거릴 그이에게 가는
그리움의 각도가 있습니다

한여름 펄펄 끓는 신열 같은
꽁꽁 얼어붙은 동장군 같은, 변덕쟁이들
각자의 수평을 주장하는 틈으로
기척 없이 배어든 자아의 조용함으로
제 목소리 낮출 줄 모르는 바닷물의 소리로
다가오고, 다가가는, 길고도 짧아 뵈는
차이이지요, 마음 상하면

아이고 저 꼴통 어디에 쓸고 라며, 탄식하는
내 안에 푸념들을 순식간에 아주 순간적으로
날려 보내는, 사실은
든든한 서로의 주장, 그에게만 통하는
나에게만 더 무거워 뵈는
사랑이란 이름의 멍에입니다

어찌어찌 사랑을 알았을 때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지요, 라고
반문하면 ‘그걸 알아 뭘 하려고’ 버럭 화난 것처럼
속을 뒤집어 보이지 않는, 어디에도 나는 없지만
우리가 오늘은 왜, 딸 앞으로 뒤로 내달리며
서로의 음성을 더듬고 있는지!
혼자서 받은 밥상만이 깨우쳐 주는 깊디 깊은
믿음의 소산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1 물의 식욕 성백군 2013.11.03 275
»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275
859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271
858 얌체 기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2 270
857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0
856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68
855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차신재 2015.10.07 267
854 알로에의 보은 강민경 2017.08.11 267
853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66
852 나뭇잎 자서전 하늘호수 2015.11.24 265
851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64
850 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2 264
849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강민경 2013.12.03 263
848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261
847 손안의 세상 성백군 2014.05.23 261
846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오연희 2016.11.30 261
845 새들은 의리가 있다 강민경 2014.07.21 260
844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11 260
843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259
842 한 점 바람 강민경 2015.09.25 25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