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사과
강민경
가슴에 하트 무늬 새겨 놓은
반쪽 남은 사과 앞에서
나는
연못가 수양버들 같이 흔들렸다
푸른 하늘과 별들의 노래와
광활한 벌판 건너
출렁이는 바닷바람까지
잠재운 열정으로 터질 것 같은
붉은 사과! 너의 카리스마는
전에 내가 다 꺼내 보이지 못한
사랑의 문신이었다
많고 흔한 사람 중에
나는 왜
너에게 넋을 빼앗겼을까
이 나이에 주책없이 이는
정념(情念)이 당황스럽다
내 안에서도
지금까지 떼어 내지 못한
빨간 심장 하나 반짝이는 눈으로
신기루처럼 강을 넘어오고 있었구나!
너는 아삭아삭하고 사근사근하고
달콤하고 뜨끈뜨끈한
그런 심장을 잃어버리고 산 일 없는
연못가에 흔들리는 수양버들이었던 것이다
꿈 아닌 꿈으로 버텨 온
오늘을 맞아들이기까지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7 | 시 | 오월의 아카사아 | 성백군 | 2014.06.08 | 329 |
76 | 시 | 구로 재래시장 골목길에/강민경 | 강민경 | 2018.08.02 | 331 |
75 | 시 | 당신이 나를 안다고요/강민경 | 강민경 | 2015.03.26 | 332 |
74 | 시 |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 성백군 | 2014.04.12 | 334 |
73 | 시 | 겨레여! 광복의 날을 잊지 맙시다 | 박영숙영 | 2015.08.15 | 334 |
72 | 시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338 |
71 | 시 |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 차신재 | 2016.04.29 | 338 |
70 | 시 | 유실물 센터 | 강민경 | 2015.07.24 | 339 |
69 | 시 | 무 덤 / 헤속목 | 헤속목 | 2021.05.03 | 339 |
68 | 시 | 길 위에서, 사색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6.13 | 340 |
67 | 시 |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 강민경 | 2013.10.17 | 342 |
» | 시 | 반쪽 사과 | 강민경 | 2014.04.27 | 343 |
65 | 시 | 사랑은 미완성/강민경 | 강민경 | 2018.08.29 | 343 |
64 | 시 | 별 하나 받았다고 | 강민경 | 2014.12.07 | 344 |
63 | 시 | 오해 | 하늘호수 | 2017.10.12 | 344 |
62 | 시 | 아름다운 마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1.15 | 344 |
61 | 시 | 잘 박힌 못 | 성백군 | 2014.04.03 | 345 |
60 | 시 | 멸치를 볶다가 | 하늘호수 | 2016.10.10 | 345 |
59 | 시 | 나무 요양원 | 강민경 | 2014.01.23 | 347 |
58 | 시 | 겨울 홍시 | 강민경 | 2014.02.08 | 3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