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05 | 시 | 아들아!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25 | 178 |
304 | 시 | 아름다운 마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1.15 | 327 |
303 | 시 | 아름다운 잎사귀로 남고 싶습니다 / 김원각 | 泌縡 | 2020.07.06 | 195 |
302 | 시 | 아버지의 새집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21 | 82 |
301 | 시 | 아스팔트 포장도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1.29 | 103 |
300 | 시 | 아침 이슬 | 하늘호수 | 2017.03.30 | 141 |
299 | 시 | 아침을 깨우는 것은 햇빛이 아니라 바람입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8.31 | 76 |
298 | 시 | 아침의 여운(餘韻)에 | 강민경 | 2016.03.19 | 208 |
297 | 시 | 아프리카엔 흑인이 없더이다 1 | 유진왕 | 2022.06.05 | 152 |
296 | 시 | 안개꽃 연정 | 강민경 | 2016.06.27 | 232 |
295 | 시 | 안아 보고 싶네요! / 김원각 | 泌縡 | 2020.04.23 | 188 |
294 | 시 | 알러지 | 박성춘 | 2015.05.14 | 218 |
293 | 시 | 알로에의 보은 | 강민경 | 2017.08.11 | 273 |
292 | 시 | 야생화 이름 부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7.13 | 322 |
291 | 시 | 야생화 이름 부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7.06 | 130 |
290 | 시 |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 하늘호수 | 2016.05.02 | 516 |
289 | 시 | 얌체 기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9.12 | 301 |
288 | 시 | 양심을 빼놓고 사는 | 강민경 | 2017.01.16 | 177 |
287 | 시 | 어느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2.30 | 337 |
286 | 시 | 어느새 비 그치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5.14 | 1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