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942 | 시 | 잘 박힌 못 | 성백군 | 2014.04.03 | 315 |
| 941 | 시 |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 강민경 | 2014.04.11 | 236 |
| 940 | 시 |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 성백군 | 2014.04.12 | 285 |
| 939 | 시 | 난산 | 강민경 | 2014.04.17 | 302 |
| 938 | 시 |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 강민경 | 2014.04.22 | 280 |
| 937 | 시 | 부활 | 성백군 | 2014.04.23 | 255 |
| 936 | 시 | 반쪽 사과 | 강민경 | 2014.04.27 | 331 |
| 935 | 시 | 창살 없는 감옥이다 | 강민경 | 2014.05.05 | 256 |
| 934 | 시 | 세월호 사건 개요 | 성백군 | 2014.05.12 | 444 |
| 933 | 시 | 백화 | savinakim | 2014.05.13 | 292 |
| 932 | 시 | 어머니의 향기 | 강민경 | 2014.05.13 | 229 |
| 931 | 시 | 죽은 나무와 새와 나 | 강민경 | 2014.05.19 | 446 |
| 930 | 시 | 손안의 세상 | 성백군 | 2014.05.23 | 264 |
| » | 시 | 바다를 보는데 | 강민경 | 2014.05.25 | 204 |
| 928 | 시 | 6월의 창 | 강민경 | 2014.06.08 | 246 |
| 927 | 시 | 오월의 아카사아 | 성백군 | 2014.06.08 | 315 |
| 926 | 시 | 감나무 같은 사람 | 김사빈 | 2014.06.14 | 284 |
| 925 | 시 | 꽃 학교, 시 창작반 | 성백군 | 2014.06.14 | 268 |
| 924 | 시 | 오디 상자 앞에서 | 강민경 | 2014.06.15 | 390 |
| 923 | 시 |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 강민경 | 2014.06.22 | 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