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20 | 시 | 밑줄 짝 긋고 | 강민경 | 2019.08.17 | 191 |
519 | 시 | 바 람 / 헤속목 | 헤속목 | 2021.06.01 | 127 |
518 | 시 | 바 람 / 헤속목 1 | 헤속목 | 2021.07.29 | 65 |
517 | 시 | 바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7.25 | 238 |
516 | 시 | 바다가 보고 파서 1 | 유진왕 | 2021.07.26 | 385 |
515 | 시 | 바다는, 생욕이지만 사람들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1.01 | 126 |
» | 시 | 바다를 보는데 | 강민경 | 2014.05.25 | 204 |
513 | 시 | 바다의 눈 | 강민경 | 2019.08.30 | 171 |
512 | 시 | 바닷가 금잔디 | 강민경 | 2015.11.28 | 229 |
511 | 시 | 바닷가 금잔디와 나/강민경 | 강민경 | 2020.06.16 | 92 |
510 | 시 | 바람, 나무, 덩굴나팔꽃의 삼각관계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117 |
509 | 시 | 바람구멍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7.28 | 191 |
508 | 시 | 바람산에서/강민경 | 강민경 | 2018.08.13 | 168 |
507 | 시 |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 강민경 | 2013.10.17 | 326 |
506 | 시 | 바람의 독도법 | 강민경 | 2014.09.27 | 142 |
505 | 시 | 바람의 독후감 | 강민경 | 2015.04.22 | 312 |
504 | 시 | 바람의 말씀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18.04.02 | 240 |
503 | 시 | 바람의 면류관 | 강민경 | 2017.06.01 | 171 |
502 | 시 | 바람의 일대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9.08 | 101 |
501 | 시 | 바람의 필법/강민경 | 강민경 | 2015.03.15 | 3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