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5 08:48

바다를 보는데

조회 수 20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41 옥양목과 어머니 / 김 원 각 泌縡 2020.05.09 216
740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오연희 2016.07.08 215
739 금단의 열매 1 유진왕 2021.07.25 214
738 엉뚱한 가족 강민경 2014.11.16 213
737 입춘(立春) 하늘호수 2017.02.15 213
736 나뭇잎에 새긴 연서 강민경 2016.07.16 212
735 봄 배웅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0 212
734 위, 아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15 212
733 밤비 하늘호수 2016.06.10 211
732 낯 선 승객 박성춘 2015.06.15 211
731 내 몸에 단풍 하늘호수 2016.06.06 211
730 가을 퇴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19 211
729 그거면 되는데 1 유진왕 2021.07.20 211
728 알러지 박성춘 2015.05.14 209
727 관계와 교제 하늘호수 2017.04.13 209
726 이상기온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23 208
725 등외품 성백군 2014.01.06 207
724 낙화.2 정용진 2015.03.05 207
723 면벽(面壁) 하늘호수 2016.06.21 207
722 그만큼만 작은나무 2019.05.15 207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