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창/ 강민경
꽃 필 때도 몰랐습니다
꽃이 질 때도 몰랐습니다
오월을 보내면서
6월 아침 창밖
자우룩한 는개를 만나고서야
나를 돌아봅니다
나는 누구였을까 누구입니까
묻고, 묻는데
바람 타는 는개 정신이 드는 듯
지웠던 길도, 나무와 새의 몸통도
아파트 화단이며 담장의 경계 넘어
창틀과 침실까지 들썩이며
나를 부르고 있으므로
준비 못 한 나는 그냥 나로서 당황합니다
“너는 어떤 그림이 그리고 싶니” 하고
반년을 써버린 나를 콕 찍어 물어 왔을 때
한정된 그림은 아닐지라도
꽃 필 때와 꽃 질 때부터
푸른 숲의 5월은 예정되었어도
나의 창밖은 불확실하고
빈약해 보이겠지만 1987. 6. 10항쟁도,
반 토막 난1950. 6. 25도 지나갔으니
나도 저 는개 거친, 맑고 푸른 천지의
군더더기 없는 내 주소를
받아 써 보이려는 중임을 감히 말합니다.
-
감나무 같은 사람
-
오월의 아카사아
-
6월의 창
-
바다를 보는데
-
손안의 세상
-
죽은 나무와 새와 나
-
어머니의 향기
-
백화
-
세월호 사건 개요
-
창살 없는 감옥이다
-
반쪽 사과
-
부활
-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
난산
-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
잘 박힌 못
-
지상에 내려온 별
-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
회귀(回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