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창/ 강민경
꽃 필 때도 몰랐습니다
꽃이 질 때도 몰랐습니다
오월을 보내면서
6월 아침 창밖
자우룩한 는개를 만나고서야
나를 돌아봅니다
나는 누구였을까 누구입니까
묻고, 묻는데
바람 타는 는개 정신이 드는 듯
지웠던 길도, 나무와 새의 몸통도
아파트 화단이며 담장의 경계 넘어
창틀과 침실까지 들썩이며
나를 부르고 있으므로
준비 못 한 나는 그냥 나로서 당황합니다
“너는 어떤 그림이 그리고 싶니” 하고
반년을 써버린 나를 콕 찍어 물어 왔을 때
한정된 그림은 아닐지라도
꽃 필 때와 꽃 질 때부터
푸른 숲의 5월은 예정되었어도
나의 창밖은 불확실하고
빈약해 보이겠지만 1987. 6. 10항쟁도,
반 토막 난1950. 6. 25도 지나갔으니
나도 저 는개 거친, 맑고 푸른 천지의
군더더기 없는 내 주소를
받아 써 보이려는 중임을 감히 말합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42 | 시 | 당신은 시를 쓰십시오-김영문 | 오연희 | 2016.02.05 | 351 |
941 | 시 | 단풍 낙엽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19.07.16 | 350 |
940 | 시 |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 성백군 | 2014.01.03 | 349 |
939 | 시 | 문자 보내기 | 강민경 | 2014.02.03 | 349 |
938 | 시 | 바람의 필법/강민경 | 강민경 | 2015.03.15 | 349 |
937 | 시 | 한낮의 정사 | 성백군 | 2014.08.24 | 348 |
936 | 시 | 자유시와 정형시 | 하늘호수 | 2015.12.23 | 347 |
935 | 시 | 물구멍 | 강민경 | 2018.06.17 | 342 |
934 | 시 | 목백일홍-김종길 | 미주문협관리자 | 2016.07.31 | 337 |
933 | 시 | 화장하는 새 | 강민경 | 2016.06.18 | 336 |
932 | 시 | 무명 꽃/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3.27 | 333 |
931 | 시 | 별 하나 받았다고 | 강민경 | 2014.12.07 | 332 |
930 | 시 | (동영상시) 나비의 노래 A Butterfly's Song | 차신재 | 2015.09.27 | 332 |
929 | 시 | 반쪽 사과 | 강민경 | 2014.04.27 | 331 |
928 | 시 | 할리우드 영화 촬영소 | 강민경 | 2015.05.13 | 331 |
927 | 시 | 수족관의 돌고래 | 강민경 | 2015.07.15 | 330 |
926 | 시 | 무 덤 / 헤속목 | 헤속목 | 2021.05.03 | 329 |
925 | 시 | 나무 요양원 | 강민경 | 2014.01.23 | 328 |
924 | 시 | 길 위에서, 사색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6.13 | 327 |
923 | 시 |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 강민경 | 2013.10.17 | 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