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4 19:56

꽃 학교, 시 창작반

조회 수 2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꽃 학교, 시 창작반 / 성백군
                                                                          

마을 공원 화단에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꽃 학교가 문을 열고 시 창작반이 개설된다

채송화,  
가시 달린 새빨간 장미,
걸핏하면 옆집 담을 넘는 부겐베리아,
훌라댄스 귓바퀴만 좋아하는 플루메리아,
무궁화가 하와이에 이민 오면서 개명한 하이비스커스,
결혼식 피로연에 자주 나타나 향기로 신부를 당황케 하는 가드니아,
꽃이 되고 싶어 화단 울을 몰래 넘다가 들켜 돌 틈에 주저앉은 강아지풀, 등등

산골 출신도 있고 바닷가 출신도 있고
드물지만 물 건너온 이름 모를 유학생도 있다.
다들, 햇볕 교수님 모시고
꽃 피우는 법을 배운다
햇살을 받아 한 자 한 자 꼼꼼하게 꽃봉에 적다 보면
꽃잎이 버러지면서 솔솔 향기 품은 글자가 나오는데
자음과 모음이 서로 달라 그냥 문장이 아니라
저마다 개성이 또렷한 詩가 된다.

벌 나비 심사위원
맛보고, 냄새 맡고, 흥얼거리더니
모두가 하나하나 무슨 무슨 대상감이란다
바람 문학방송사 산천초목 돌아다니며 뉴스를 전하고
풀벌레 독자들, 전국에서 떼 지어 몰려와 드디어
꽃밭이 문단이 되었다고
와~ 와~

우리 집 화단도
그랬으면 좋겠다.

   601 - 05292014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42 잘 박힌 못 성백군 2014.04.03 315
941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강민경 2014.04.11 236
940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285
939 난산 강민경 2014.04.17 302
938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280
937 부활 성백군 2014.04.23 255
936 반쪽 사과 강민경 2014.04.27 331
935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56
934 세월호 사건 개요 성백군 2014.05.12 444
933 백화 savinakim 2014.05.13 292
932 어머니의 향기 강민경 2014.05.13 229
931 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2014.05.19 446
930 손안의 세상 성백군 2014.05.23 264
929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2014.05.25 204
928 6월의 창 강민경 2014.06.08 246
927 오월의 아카사아 성백군 2014.06.08 315
926 감나무 같은 사람 김사빈 2014.06.14 284
»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68
924 오디 상자 앞에서 강민경 2014.06.15 390
923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4.06.22 42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