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의리가 있다/강민경
하늘을 이고, 바람을 안고
내 가슴 안으로 들어온 새 한 마리
문지방 넘어들어올 듯, 말 듯
작은 머리 갸웃갸웃 짹짹 짹짹
앙증맞은 목울대 들쑥날쑥 이쪽저쪽 살피는,
나를 붙드는 재롱이 귀엽다
나도, 저도 생김새 다르고
다른 언어를 쓰지만
친해지면, 마음이 통할 것 같아서
모이 조금 나눠 줬더니
다음엔 한 마리 더, 또 다음엔
꽤 여러 마리가 같이 왔다가 같이 떠난다
새는, 작은 머리로도
친구나 이웃을 챙길 줄 아는구나!
모이 그릇이 비워지는 것을 보며
자꾸 지저분해지는 부담스러움
이쯤에서 보내야겠다고 머리 쓰는
나보다
의리를 앞세우는 새들을 보니 부끄럽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러
저 새들을 부러워하는 것인지!
시
2014.07.21 14:20
새들은 의리가 있다
조회 수 262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21 | 시 | 별처럼-곽상희 1 | 곽상희 | 2021.02.26 | 71 |
920 | 시 | Prayer ( 기 도 ) / 헤속목 1 | 헤속목 | 2021.07.27 | 71 |
919 | 시 | 마누라가 보험입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9.07 | 71 |
918 | 시 | 나그네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9.14 | 72 |
917 | 시 | 산행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03.17 | 72 |
916 | 시 | 아스팔트 포장도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1.29 | 72 |
915 | 시 | 청춘은 아직도 | 강민경 | 2019.08.06 | 73 |
914 | 시 | 밑거름 | 강민경 | 2020.05.15 | 73 |
913 | 시 | 가을나무 | 정용진 | 2021.02.11 | 73 |
912 | 시 | 낚시꾼의 변 1 | 유진왕 | 2021.07.31 | 73 |
911 | 시 | 국수쟁이들 1 | 유진왕 | 2021.08.11 | 74 |
910 | 시 | 인생에 끝은 없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06 | 74 |
909 | 시 | 11월에 핀 히비스커스 (Hibiscus) / 김원각 | 泌縡 | 2020.11.26 | 75 |
908 | 시 | 지음 1 | 유진왕 | 2021.08.09 | 75 |
907 | 시 | 꽃잎이 흘러갑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5.02 | 76 |
906 | 시 | 파묻고 싶네요 / 泌縡 김 원 각 | 泌縡 | 2020.02.06 | 76 |
905 | 시 | 우리 둘만의 위해 살고 싶다 / 김원각 | 泌縡 | 2020.07.15 | 76 |
904 | 시 | 가을빛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0.07 | 76 |
903 | 시 | 막힌 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4.14 | 77 |
902 | 시 | 끝까지 건강하고 행복하려무나 1 | 유진왕 | 2021.08.17 | 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