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의리가 있다/강민경
하늘을 이고, 바람을 안고
내 가슴 안으로 들어온 새 한 마리
문지방 넘어들어올 듯, 말 듯
작은 머리 갸웃갸웃 짹짹 짹짹
앙증맞은 목울대 들쑥날쑥 이쪽저쪽 살피는,
나를 붙드는 재롱이 귀엽다
나도, 저도 생김새 다르고
다른 언어를 쓰지만
친해지면, 마음이 통할 것 같아서
모이 조금 나눠 줬더니
다음엔 한 마리 더, 또 다음엔
꽤 여러 마리가 같이 왔다가 같이 떠난다
새는, 작은 머리로도
친구나 이웃을 챙길 줄 아는구나!
모이 그릇이 비워지는 것을 보며
자꾸 지저분해지는 부담스러움
이쯤에서 보내야겠다고 머리 쓰는
나보다
의리를 앞세우는 새들을 보니 부끄럽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러
저 새들을 부러워하는 것인지!
시
2014.07.21 14:20
새들은 의리가 있다
조회 수 282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84 | 시 | (동영상시) 어느 따뜻한 날 One Warm Day | 차신재 | 2016.12.01 | 74619 |
983 | 시 |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 차신재 | 2016.02.25 | 1952 |
982 | 시 | 6월의 언덕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6.16 | 797 |
981 | 시 |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 이승욱 | 2014.03.26 | 699 |
980 | 시 |
4월의 시-박목월
![]() |
미주문협관리자 | 2016.04.02 | 696 |
979 | 시 |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이채 | 오연희 | 2016.02.01 | 623 |
978 | 시 |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 차신재 | 2015.08.09 | 590 |
977 | 시 | 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 2013.12.26 | 559 |
976 | 시 | (동영상시) 나는 시골버스 차장이 되고 싶었다 - I Wanted To Become A Country Bus Conductor | 차신재 | 2015.08.20 | 557 |
975 | 시 | 늦가을 빗길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2.11.08 | 556 |
974 | 시 | 듬벙 관람요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1.10 | 539 |
973 | 시 | 10월의 시-육친肉親/손택수 | 오연희 | 2015.10.01 | 535 |
972 | 시 | (동영상시) 아무도 모르는 일- 차신재 The Affair No One Knows | 차신재 | 2015.09.01 | 532 |
971 | 시 | 찔래꽃 향기 | 성백군 | 2014.07.11 | 518 |
970 | 시 |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 하늘호수 | 2016.05.02 | 516 |
969 | 시 | 산 닭 울음소리 | 성백군 | 2014.06.23 | 505 |
968 | 시 | 죽은 나무와 새와 나 | 강민경 | 2014.05.19 | 464 |
967 | 시 |
2월의 시-이외수
![]() |
미주문협 | 2017.01.30 | 461 |
966 | 시 | 외로운 가로등 | 강민경 | 2014.08.23 | 459 |
965 | 시 | 3월-목필균 | 오연희 | 2016.03.09 | 4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