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8 20:04

너를 보면

조회 수 28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를 보면/강민경

  
방파제를 뛰어넘겠다는 일념에
밤낮, 수만 번씩이라도
제 몸 바숴 내리면서 기꺼운
너의 그 줄기찬 고집 꺾지 못하는
파도, 너를 보면
흰 머리칼에 검은 염색물 들이대며
못다 푼 청춘의 속병이
지글지글 끓이는 너 닮은 나를 듣는다

푸르던 날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세월에 괸 희망의 빛 쪼가리 못 잊고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듯 공들이는
미래를 알지 못해
묻고 또 물어도 답이 없는데

단숨에 ‘산’ 이라도 옮길 것 같이
커다랗게 출렁이다가, 불시에 삭아
거품을 물고 나가떨어지는
나 아닌, 내가, 날이면 날마다
파도를 따라가는 애 끓임일 뿐

사람으로 살기 위해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디며
내가 지워질 그 날 그 순간까지
영원히 존재할 끝자락 비밀스러운
숙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어떤 이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했는데
앞을 향해 나는 저 새들은 마음을 비웠을까


  1. 얼룩의 초상(肖像)

  2. 끝없는 사랑

  3. 유쾌한 웃음

  4. 한낮의 정사

  5. 외로운 가로등

  6. 그리움이 쌓여

  7. 8월은

  8. 진짜 촛불

  9. 저 하늘이 수상하다

  10. 너를 보면

  11. 오디

  12. 새들은 의리가 있다

  13. 7월의 향기

  14. 그래서, 꽃입니다

  15. 찔래꽃 향기

  16. 방파제

  17. 해를 물고 가는 새들

  18. 월드컵 축제

  19. 맛 없는 말

  20. 산 닭 울음소리

Board Pagination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