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8 20:04

너를 보면

조회 수 2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를 보면/강민경

  
방파제를 뛰어넘겠다는 일념에
밤낮, 수만 번씩이라도
제 몸 바숴 내리면서 기꺼운
너의 그 줄기찬 고집 꺾지 못하는
파도, 너를 보면
흰 머리칼에 검은 염색물 들이대며
못다 푼 청춘의 속병이
지글지글 끓이는 너 닮은 나를 듣는다

푸르던 날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세월에 괸 희망의 빛 쪼가리 못 잊고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듯 공들이는
미래를 알지 못해
묻고 또 물어도 답이 없는데

단숨에 ‘산’ 이라도 옮길 것 같이
커다랗게 출렁이다가, 불시에 삭아
거품을 물고 나가떨어지는
나 아닌, 내가, 날이면 날마다
파도를 따라가는 애 끓임일 뿐

사람으로 살기 위해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디며
내가 지워질 그 날 그 순간까지
영원히 존재할 끝자락 비밀스러운
숙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어떤 이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했는데
앞을 향해 나는 저 새들은 마음을 비웠을까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81 7월의 향기 강민경 2014.07.15 287
880 빈말이지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05 287
879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286
878 길 위의 샤워트리 낙화 하늘호수 2015.08.30 284
877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283
876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강민경 2015.06.08 283
875 독감정국 하늘호수 2017.01.16 283
874 감나무 같은 사람 김사빈 2014.06.14 282
873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하늘호수 2016.10.20 282
872 가을비 하늘호수 2017.10.22 282
871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82
870 이국의 추석 달 하늘호수 2017.10.07 282
869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이일영 2013.12.26 281
868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2.04 281
867 엉덩이 뾰두라지 난다는데 1 file 유진왕 2021.07.18 281
866 딸아! -교복을 다리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6 280
865 언덕 위에 두 나무 강민경 2015.01.25 279
864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278
863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77
862 물의 식욕 성백군 2013.11.03 27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