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면/강민경
방파제를 뛰어넘겠다는 일념에
밤낮, 수만 번씩이라도
제 몸 바숴 내리면서 기꺼운
너의 그 줄기찬 고집 꺾지 못하는
파도, 너를 보면
흰 머리칼에 검은 염색물 들이대며
못다 푼 청춘의 속병이
지글지글 끓이는 너 닮은 나를 듣는다
푸르던 날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세월에 괸 희망의 빛 쪼가리 못 잊고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듯 공들이는
미래를 알지 못해
묻고 또 물어도 답이 없는데
단숨에 ‘산’ 이라도 옮길 것 같이
커다랗게 출렁이다가, 불시에 삭아
거품을 물고 나가떨어지는
나 아닌, 내가, 날이면 날마다
파도를 따라가는 애 끓임일 뿐
사람으로 살기 위해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디며
내가 지워질 그 날 그 순간까지
영원히 존재할 끝자락 비밀스러운
숙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어떤 이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했는데
앞을 향해 나는 저 새들은 마음을 비웠을까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4 | 시 | 별천지 | 하늘호수 | 2017.12.12 | 296 |
103 | 시 | 12월의 결단 | 강민경 | 2014.12.16 | 300 |
102 | 시 | 얌체 기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9.12 | 300 |
101 | 시 |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18.02.04 | 300 |
100 | 시 |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 하늘호수 | 2016.05.22 | 301 |
99 | 시 | 나의 변론 | 강민경 | 2018.02.13 | 301 |
98 | 시 | 유튜브 박영숙영의 영상시 | 박영숙영 | 2020.01.10 | 301 |
97 | 시 | 백화 | savinakim | 2014.05.13 | 303 |
96 | 시 | 구로 재래시장 골목길에/강민경 | 강민경 | 2018.08.02 | 303 |
95 | 시 |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 이일영 | 2013.12.26 | 307 |
94 | 시 |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 성백군 | 2014.04.12 | 307 |
93 | 시 | 오월의 찬가 | 강민경 | 2015.05.29 | 307 |
92 | 시 | 엄마는 양파 | 강민경 | 2019.11.06 | 307 |
91 | 시 | - 술나라 | 김우영 | 2013.10.22 | 308 |
90 | 시 | 얼룩의 소리 | 강민경 | 2014.11.10 | 308 |
89 | 시 | 춤 2 | 하늘호수 | 2016.09.17 | 309 |
88 | 시 | 유월의 향기 | 강민경 | 2015.06.20 | 311 |
87 | 시 | 4월에 지는 꽃 | 하늘호수 | 2016.04.29 | 311 |
86 | 시 | 7월의 향기 | 강민경 | 2014.07.15 | 312 |
85 | 시 | 그가 남긴 참말은 | 강민경 | 2013.10.11 | 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