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8 20:04

너를 보면

조회 수 31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를 보면/강민경

  
방파제를 뛰어넘겠다는 일념에
밤낮, 수만 번씩이라도
제 몸 바숴 내리면서 기꺼운
너의 그 줄기찬 고집 꺾지 못하는
파도, 너를 보면
흰 머리칼에 검은 염색물 들이대며
못다 푼 청춘의 속병이
지글지글 끓이는 너 닮은 나를 듣는다

푸르던 날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세월에 괸 희망의 빛 쪼가리 못 잊고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듯 공들이는
미래를 알지 못해
묻고 또 물어도 답이 없는데

단숨에 ‘산’ 이라도 옮길 것 같이
커다랗게 출렁이다가, 불시에 삭아
거품을 물고 나가떨어지는
나 아닌, 내가, 날이면 날마다
파도를 따라가는 애 끓임일 뿐

사람으로 살기 위해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디며
내가 지워질 그 날 그 순간까지
영원히 존재할 끝자락 비밀스러운
숙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어떤 이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했는데
앞을 향해 나는 저 새들은 마음을 비웠을까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84 꽃샘추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7 95
883 닭들은 식물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8.30 96
882 살만한 세상 강민경 2018.03.22 96
881 나무 뿌리를 밟는데 강민경 2018.04.24 96
880 사서 고생이라는데 강민경 2019.01.14 96
879 그리움의 시간도 작은나무 2019.03.01 96
878 비우면 죽는다고 강민경 2019.07.13 96
877 나도 보여 주고 싶다 / 김원각 泌縡 2020.03.06 96
876 찔레꽃 그녀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3.31 96
875 낙엽은 단풍으로 말을 합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25 96
874 11월에 핀 히비스커스 (Hibiscus) / 김원각 泌縡 2020.11.26 96
873 인생 괜찮게 사셨네 1 유진왕 2021.08.17 96
872 첫눈 강민경 2016.01.19 97
871 이유일까? 아니면 핑계일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15 97
870 이국의 추석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9.22 97
869 빗방울 물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25 97
868 철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07 98
867 동양자수 장미꽃 / 성백군 3 하늘호수 2021.08.03 98
866 오월,-아낙과 선머슴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6.03 99
865 상실의 시대 강민경 2017.03.25 9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