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終身) / 성백군
수평선에 걸려있는 낙조(落照)는
우리들의 어머니입니다
평생을 자식 위해 다 써버리고 이제
더 줄 것이 없자 미련없이 떠나려 합니다
누가 태양 빛이 빨갛다고만 하던가요
누가 태양 빛이 뜨겁다고만 하던가요
마지막 가시는 길이 저리 순한데
지나가는 구름, 들여다보다 남은 힘마저 다 빨아들이고
속이 뒤집어져 벌겋게 드러나 보이네요
약삭빠른 갈까마귀 떼들은
부스러기라도 주워 먹겠다며 잔양(殘陽)을 물고 하늘을 날아가요
날갯죽지에 도금했나 봐요. 반짝반짝 빛이 나네요
점잖다는 화물선도 속을 다 비우고 오느라고 늦었는지
새들의 꼬리를 잡고 구름 사이를 뚫으면서 급했나,
뚜 뚜 경고음을 울리네요. 내 몫은 남겨놓으라고
그렇지만 낙조(落照)는 말이 없어요. 바보천치일까요
아니어요, 어머니는 사랑이니까
당신의 아이들에게 마지막 목숨까지 헌신하는 거예요
야금야금 먹히면서 끝까지 얼굴 한번 붉히지 않으시고
종신(終身)이란 이름으로 와서 제 욕심만 채우려는 자식들에게 정말
종신(終身)자식 되게 해 주시네요
찰칵찰칵 낙조를 찍어대는 사진사들
저들은 어머니의 마음을 알까
어느 화려한 전시장에 오래오래 걸렸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히 종신(終身)할 수 있도록
135 - 04152006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5 | 시 | 겨울, 담쟁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2.10 | 144 |
144 | 시 | 겨울 홍시 | 강민경 | 2014.02.08 | 336 |
143 | 시 | 겨울 초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1.21 | 121 |
142 | 시 | 겨울 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1.28 | 193 |
141 | 시 | 겨울 바람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0.01.07 | 140 |
140 | 시 | 겨울 문턱에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2.03 | 201 |
139 | 시 | 겨울 素描 | son,yongsang | 2015.12.24 | 176 |
138 | 시 |
겨레여! 광복의 날을 잊지 맙시다
![]() |
박영숙영 | 2015.08.15 | 330 |
137 | 시 | 건투를 비네 1 | 유진왕 | 2021.07.17 | 233 |
136 | 시 | 건널목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6.14 | 152 |
135 | 시 |
건강한 인연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2.01.28 | 157 |
134 | 시 | 걱정도 팔자 | 강민경 | 2016.05.22 | 174 |
133 | 시 | 거리의 악사 | 강민경 | 2018.01.22 | 162 |
132 | 시 | 거룩한 부자 | 하늘호수 | 2016.02.08 | 125 |
131 | 시 | 거룩한 부자 | 강민경 | 2017.04.01 | 161 |
130 | 시 |
거 참 좋다
1 ![]() |
유진왕 | 2021.07.19 | 108 |
129 | 시 | 개여 짖으라 | 강민경 | 2016.07.27 | 210 |
128 | 시 | 개망초 꽃이 나에게 | 강민경 | 2019.10.22 | 150 |
127 | 시 | 개 목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07 | 79 |
126 | 시 | 강설(降雪) | 성백군 | 2014.01.24 | 1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