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22 22:23

종신(終身)

조회 수 24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종신(終身) / 성백군


수평선에 걸려있는 낙조(落照)는
우리들의 어머니입니다
평생을 자식 위해 다 써버리고 이제
더 줄 것이 없자 미련없이 떠나려 합니다

누가 태양 빛이 빨갛다고만 하던가요
누가 태양 빛이 뜨겁다고만 하던가요
마지막 가시는 길이 저리 순한데

지나가는 구름, 들여다보다 남은 힘마저 다 빨아들이고
속이 뒤집어져 벌겋게 드러나 보이네요
약삭빠른 갈까마귀 떼들은
부스러기라도 주워 먹겠다며 잔양(殘陽)을 물고 하늘을 날아가요
날갯죽지에 도금했나 봐요. 반짝반짝 빛이 나네요
점잖다는 화물선도 속을 다 비우고 오느라고 늦었는지
새들의 꼬리를 잡고 구름 사이를 뚫으면서 급했나,
뚜 뚜 경고음을 울리네요. 내 몫은 남겨놓으라고
그렇지만 낙조(落照)는 말이 없어요. 바보천치일까요
아니어요, 어머니는 사랑이니까
당신의 아이들에게 마지막 목숨까지 헌신하는 거예요
야금야금 먹히면서 끝까지 얼굴 한번 붉히지 않으시고
종신(終身)이란 이름으로 와서 제 욕심만 채우려는 자식들에게 정말
종신(終身)자식 되게 해 주시네요

찰칵찰칵 낙조를 찍어대는 사진사들
저들은 어머니의 마음을 알까
어느 화려한 전시장에 오래오래 걸렸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히 종신(終身)할 수 있도록

     135 - 04152006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0 저 하늘이 수상하다 성백군 2014.08.07 248
159 저 흐느끼는 눈물 - 김원각 泌縡 2020.02.27 64
158 적폐청산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8.10 100
157 전령 1 file 유진왕 2021.08.06 93
156 전자기기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11 166
155 절제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3.24 110
154 정독,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05 254
153 정상은 마음자리 하늘호수 2017.03.05 169
152 정용진 시인의 한시 정용진 2019.05.17 216
151 정월 대보름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2.08 154
150 정월 대보름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8.06 86
149 정월 대보름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3.05 18
148 제기랄 1 유진왕 2021.08.07 117
147 조각 빛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4.01.30 70
146 조개의 눈물 강민경 2019.05.30 142
145 조상님이 물려주신 운명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09.28 59
144 졸업식은 오월의 함성 강민경 2018.05.18 189
» 종신(終身) 성백군 2014.09.22 247
142 종아리 맛사지 1 유진왕 2021.08.07 114
141 좋은 사람 / 김원각 泌縡 2020.02.16 112
Board Pagination Prev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