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바람 불면
부는 대로 휘는 나무
언뜻 보면 굽실거리는 것 같지만
바람 지나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일어선다
비굴이라
함부로 말하지 말라
네 아비도 어미도 그렇게 하며
너를 키웠고, 저 아름드리 정자나무도
수천만 번을 고개 숙여
숲을 이루었느니
꺾이는 것보다는
굽히는 것이 났고
죽는 것 보다는 사는 것이 이기는 것이니
굽히고 일어서고 굽히고
바람이 지쳐 주저앉을 때까지
굽히고서는 것을 반복하는 나무
제 몸에 붙은
수천만의 잎사귀들을 위하여
제 한 목숨 휘는 것이니
626 - 08292014
시
2014.10.01 21:08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조회 수 182 추천 수 0 댓글 0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584 | 시 | 엿 같은 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5.20 | 149 |
| 583 | 시 | 마지막 잎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1.06 | 149 |
| 582 | 시 | 토순이 1 | 유진왕 | 2021.07.18 | 149 |
| 581 | 시 | 매실차 1 | 유진왕 | 2021.07.20 | 149 |
| 580 | 시 | 엘리베이터(ELEVATOR) 번지수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7.20 | 149 |
| 579 | 시 | 나 좀 놓아줘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1.02 | 149 |
| 578 | 시 | 나는 네가 싫다 | 유진왕 | 2022.03.06 | 149 |
| 577 | 시 | 8월은 | 성백군 | 2014.08.11 | 150 |
| 576 | 시 | 이를 어쩌겠느냐마는/강민경 | 강민경 | 2019.01.01 | 150 |
| 575 | 시 | 사막은 살아있다 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9.04.25 | 150 |
| 574 | 시 | 개망초 꽃이 나에게 | 강민경 | 2019.10.22 | 150 |
| 573 | 시 |
토끼굴
1 
|
유진왕 | 2021.08.16 | 150 |
| 572 | 시 | 부부는 밥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2.01.11 | 150 |
| 571 | 시 | 시월애가(愛歌) | 윤혜석 | 2013.11.01 | 151 |
| 570 | 시 | 5월의 기운 | 하늘호수 | 2016.05.28 | 151 |
| 569 | 시 | 하와이 낙엽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5.29 | 151 |
| 568 | 시 | 고백 (6) | 작은나무 | 2019.03.14 | 151 |
| 567 | 시 | 먼저와 기다리고 있네! - 김원각 1 | 泌縡 | 2020.04.01 | 151 |
| 566 | 시 | 낙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6.24 | 151 |
| 565 | 시 | 단풍잎 꼬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1.21 | 1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