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의 탈출/강민경
석양 무렵 산책길에서
철조망을 빠져나온
가로수 그림자를 쫓아갑니다
한낮의 땡볕에 얼마나 힘들었으면
외로움을 참으며
갈가리 헤진 살을 어떻게, 이리 저리
깁고 깁다 깨달아
저 단단한 철망의 옹고집을 녹였는가!
믿으려 않는
나를 당연하다고 여기는지
아직 펴 보인 적 없는 속마음인지
온종일 빨아들인 햇빛
살가움 풀어
꽃피는 봄, 꽃 지는 저녁, 같은
숨소리 눌러 앉히는 해 그름
바람의 말을
들으며 가슴을 비웠더니
철망도 내 그림자를 가두지 못하더라고
나더러 안심하고
저만 따라와라. 앞서며 길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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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내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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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終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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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독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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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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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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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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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의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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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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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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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熟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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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제단(祭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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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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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날선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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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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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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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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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하나 받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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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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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에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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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인심